행운 가져온다는 ‘흰 자라’보셨나요?

2010-11-15      기자

대구의 한 사찰에서 온 몸이 흰색인 자라를 키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태어난 지 5개월정도 된 이 백자라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 사찰의 명물이 되고 있다.

대구시 달서구 송현2동 영산선원(주지 명오 스님)은 “지난 8월 전남 강진의 한 자라농장에서 태어난지 3개월된 백자라를 이곳으로 옮겨와 지금까지 키우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도 희귀한 것은 물론, 국내에서는 아마 유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500원짜리 동전 크기지만, 생육상태가 좋아 1년 정도 지나면 CD 크기만하게 자랄 것으로 사찰측은 내다봤다.

백자라가 대구까지 오게 된 것은 명오 주지스님의 꿈 때문. 스님은 백일기도가 거의 끝날 무렵 흰옷을 입은 관세음보살이 사찰로 들어오는 꿈을 꿨다.

“꿈을 꾸고 나서 우연히 TV를 봤어요. 마침 전남 강진의 한 자라농장에서 백자라가 태어났다는 뉴스가 나오더라고요. 흰옷 입은 관세음보살 꿈을 꾼 직후라 그런지 백자라가 신비하게 느껴졌죠.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거죠.” 주지스님은 아직도 관세음보살 꿈을 뚜렷하게 기억하는 듯 당시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설명했다.

뉴스를 보자마자 스님은 어렵게 수소문을 해 전남 강진까지 한달음에 내달렸다. 하지만 희귀한 자라를 농장 주인도 쉽게 줄 리는 만무할 터. 더욱이 보도를 접한 무속인과 파충류 박물관 등에서 자라를 구입하겠다는 문의가 쇄도한 직후였다.

“쉽게 포기할 수 없었죠. 그래서 꿈 이야기와 삼존불을 모셔야 하는데 절이 너무 가난해 부처를 한 분밖에 모시지 못한 사정을 털어놓으며 설득했죠.” 꿈이야기를 들은 농장 주인도 흰옷 입은 관세음보살 꿈과 백자라가 보통 인연이 아니라며 돈 한푼 받지 않고 백자라를 주지스님에게 내놓았다.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