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단지 사비궁 현판은 무사할까
외래종 목재 사용… “아직은 이상없어”
2010-11-15 기자
백제단지 현판이 새롭게 주목을 끄는 것은 광화문과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기 때문. 광화문 현판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식에 맞춰 원모습으로 복원됐다. 백제단지 내 현판은 광화문보다 한 달 뒤인 지난 9월 17일 ‘2010 세계대백제전 개막식’에 맞춰 공개됐다. 백제단지는 왕궁촌(사비성), 전통민속촌, 위례성, 장제묘지촌, 백제역사문화관 등 크게 5가지 시설로 나뉜다. 설치된 현판만 총 22개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이 사비궁 입구에 있는 ‘정양문’과 왕궁 내 본전에 있는 ‘천정전’이다. 정양문은 특히 광화문 현판처럼 첫 관문 격이다.
정양문은 광화문 제작에 참여했던 중요무형문화재 오옥진 각자장 측이 제작했다. 사비궁 도편수로 참여한 중요무형문화재(74호) 최기영 대목장도 참여했다. 천정전 현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두 현판은 목재나 재질 면에서 광화문의 것과 다르다. 두 현판은 외국 소나무의 일종인 알마시카라는 외래종이 쓰였다.
현판의 경우 두께가 얇고 면적이 넓은 특성상 국내종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외래종이 주로 쓰인다. 흔히 대들보로 쓰이는 대경목 역시 그 두께나 면적 때문에 외래종이 사용된다.
다만 광화문의 경우 사정이 조금 다르다. 고건축물 전문가들은 “광화문의 경우 그 상징성 때문에 국내산인 금강송으로 제작됐다”며 “이 수종의 특성상 기후 변화에 따른 수축과 이완 현상 이나 충분한 건조기간을 거치지 못했을 때는 균열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정양문과 천정전 현판은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 백제권관리사업소 관계자는 9일 “대백제전이 끝난 이후에도 면밀히 관찰하고 있지만 현재 사비궁 내 대표현판을 비롯한 모든 현판에서 균열 등 이상현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비궁 조성에 들어간 목재는 173만재로 15톤 트럭 230여대 분량이다. 국내종이 75% 이상 쓰였지만 대경목이나 현판 등 일부만 외래종으로 지어졌다.
한편 광화문 현판 균열 현상을 조사 중인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지만 일단 국내 소나무 특성상 자연적으로 갈라진 현상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