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미입주 ‘유령아파트’ 비상
2010-08-03 기자
최근 수원지역에서 미분양이 속출하는 가운데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지방과 일부 수도권지역에서 보이고 있는 ‘유령아파트’가 수원에서도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지방은 물론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불 꺼진 유령도시’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용인 성복지구는 지난 2008년 6월 대형건설사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내세우며 3.3㎡당 1600만 원 선에서 분양했다가 60%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또한,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인근 지구도 입주율이 절반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계약자들은 잔금납부를 미루고 입주를 늦추거나, 수천만 원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분양권 팔기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SK건설이 장안구 정자동에서 3455가구를 분양하는 ‘SK 스카이뷰’의 청약접수 결과, 대부분 타입이 3순위까지 미달되며 평균 경쟁률은 0.45대 1을 기록했다.
이어 권선구 입북동 ‘서수원 블루밍레이크’는 0.47대 1, 권선동 ‘권선자이 e편한세상’은 0.55대 1로 모두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브랜드 가치가 낮은 아파트의 경우는 더욱 심했다. 장안구 영화동에서 이달 초 분양된 K 아파트의 경우는 0.025대 1로 찾는 이가 아예 없는 수준이었다.
분양이 됐다 해도 입주에 부담을 갖는 경우도 있었다. 화서동에서 분양되는 D 아파트의 경우, 계약자들이 입주를 꺼리자 중형 아파트의 잔금을 7000만원까지 깎아준다고 나서기도 했지만, 해당 계약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이처럼 수원지역에서 어두운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물량 부담 탓이다. 수원에서 올해 분양을 했거나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물량은 모두 2만6462가구(임대 포함)에 달한다. 이는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가장 많으며, 인천(2만3985가구)을 뛰어넘는 수치다.
장안구 율전동에 소재한 유엔아이 부동산의 함찬수 대표는 “많은 계약자가 분양을 받아 놓고도 부동산 침체로 인해 기존 주택을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입주를 고민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 침체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입주가 도래하는 2~3년 후에는 수원지역에서도 유령아파트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미분양 아파트들이 분양가를 낮춰 판매할 계획도 세우고 있지만, 잔여 물량이 소진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수원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