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전,현직시장 화합물꼬 트나

선거 앙금 풀고 화합 한 목소리

2009-03-05     고도현 기자

갈등관계에 있던 경북 문경시 전·현직 시장간에 화합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박인원(73)전 문경시장은 지난 4일 문경시민문화회관에서 개최된 2009새문경 아카데미 특별강사로 나서 강의 말미에“시민 모두 갈등과 시기를 없애고 지역발전을 위해 화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신현국(57)시장도 1천여 명의 참석자들을 향해“그동안 지역이 화합하는 분위기가 되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 시민에게 죄송하다”며“고향을 위해 헌신한 박 전 시장님이 좋은 말씀을 해줘 기쁘기 그지없고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다”며 박 전 시장을 한껏 추켜세웠다.

현직 시장이 초청해 전직 시장이 강사로 나서 관심을 모은 이날 행사는 박 전 시장이 1시간30분간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항상 감사하는 삶이 행복과 성공의 지름길’이란 주제로 강의했다.

시민문화회관 1,2층 좌석이 모두 차는 등 1천여명이 참석했고, 앉지 못한 시민들이 복도나 로비에서 박 전 시장의 강좌를 청취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특히 박 전 시장은 강의 도중 신 시장에 대해 ‘사랑한다’는 등의 표현을 쓰기도 해 두 사람간의 관계가 상당한 개선이 있음이 감지됐다.

지난 2002년과 2006년 두차례의 선거 맞대결을 펼치면서 1승1패를 주고받은 두 사람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상대방을 고소하는 등 법정다툼을 벌이며 현재까지도 껄끄러운 모습을 보여왔다.

박 전 시장은“연초에 신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그리운 얼굴을 만난다는 생각에 주책없이 강의를 하겠다고 대답했는데 나와 보니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의 소감을 밝혔다.

강의가 끝난 뒤에도 두 전·현직 시장은 자리를 옮겨 담소를 나누면서 차를 서로 권하는 등 시종일관 정겨운 모습을 보였다.

문경시의 한 공무원은“문경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 현직 시장간에 협력해야 한다”며“선거기간 중 오해와 앙금이 있었다면 모두 풀고 상생의 길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