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억제효과 밝혀진 봉독<벌의독(毒> 새로운 소득원 기대

전국 생산량 60%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기술개발 나서

2009-03-05     고도현 기자
新 가축항생제로 각광을 받고 있는 벌의 독인 봉독(蜂毒)이 최근 국내 연구진으로부터 체내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밝혀져 향후 관절염 치료제 개발 등 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희대·자생한방병원 연구팀(팀장 장형석)은 봉독의 염증 유전자 억제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논문을 이 분야 국제학술지에 지난 1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봉독이 세포 내 염증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함으로써 항염증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앞으로 봉독을 이용해 염증성 관절염 치료제나 각종 통증 질환 치료제로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

이 같은 연구결과가 전해지자 전국 봉독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경북 문경지역 양봉농가들이 봉독이 새로운 고소득원이 될 것이라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문경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문경 양봉농가 현황은 전체 350여 농가이며 이중 봉독 채취 농가는 그 기술이 까다로워 10농가에 생산량은 1톤에 불과하지만 이는 전국생산량의 60%에 해당된다는 것.

1g에 10만원을 호가 할 만큼 가격대가 엄청나다. 100개 벌통을 가진 농가가 꿀을 따는 양봉시기에 봉독을 같이 채취할 경우 약 3천만 원에 달하는 추가소득이 가능하다.

이 처럼 민간요법 정도로만 여겨져 왔던 봉독의 효능에 대해 과학적인 규명이 이루어지면서 채취 기간도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로 비교적 짧아 문경시 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양봉농가들의 봉독 채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앞서 농업과학기술원은 지난해 국내 양봉환경에 적합한 봉독 대량채집장치와 간이 정제 기술을 개발, 가축 항생제로서 특허 출원을 완료한 바 있다.

봉독을 이용한 항생제가 현재 시중에 시판되고 있는 페니실린 등 항생제의 약효보다 최소 800배, 최고 1천200배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었다.

뉴질랜드와 영국, 미국 등 양봉 선진국에서는 화장품과 연고 및 안약 등에 봉독을 이용하고 있고 중국에서는 봉침을 고대부터 인체에 직접 시술해 치료제로 이용해 오고 있다.

특히 국내 구주제약에서는 미국산 봉독을 수입해 관절염 주사 치료제로 허가받아 유통시키고 있다.

장충근 문경시농업기술센터소장은 “봉독을 유망 고소득 품목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적절한 채취방법에 대한 기술 등을 개발하겠다”며“이번 염증억제 규명에 관한 연구결과를 적극 홍보함으로써 봉독생산 촉진과 양봉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봉독은 벌에서 추출한 독으로 꿀벌이 방어수단으로 독낭(독주머니) 안에 가진 독액이다. 무색투명 하며 점성이 있는 액체로 강한 쓴맛이 난다. 봉독 약침 요법은 벌 침을 직접 몸에 쏘이게 하는 게 아니라 인체에 유효한 벌의 독을 추출하고 나서 정제과정을 거쳐 이 약물을 경혈에 주입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