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고모산성 해체복원 논란
굴착기 동원 성벽 해체, 문화유산계 반발
2008-11-04 고도현 기자
"천년신라산성을 흔적도 없이 부숴버리다니요, 숭례문 방화와 무엇이 다릅니까. "
경북 문경시가 1천500여년 전 신라산성이었던 고모산성의 일부 해체 복원 방침에 따라 최근 중장비를 동원해 성벽 해체작업을 벌이자 유적 훼손을 우려하는 문화유산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문경시는 지난 2000년부터 경북 북부 유교문화권 관광개발 사업의 하나로 11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진남교반 문화유적인 마성면 고모산성 보존 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전체 1천300여m 성곽 중 50m구간에 대한 복원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원형복원이 아닌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한 해체복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해체복원작업으로 현재 300m구간에 이르는 고모산성 성곽의 성벽돌이 굴착기 등 중장비로 모두 깨지고 무너졌다.
이 공간은 요즘의 돌로 끼워넣기식 복원이 이뤄져 문화재 보존보다 오히려 유적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4일 문경시청 홈페이지에 의견을 남긴 200여 네티즌은 "고모산성이 신라시대 신비스러운 산성의 모습을 잃어 가고 있다"며 "원형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고모산성 보존 및 복원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화유산계 모 관계자는 "완벽한 고증은 물론 현대의 첨단과학 기술을 총동원해서라도 수작업을 거쳐 제대로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경시 관계자는 "고모산성 문화유적정비를 맡은 건설사가 수작업을 벌여야 할 성벽까지 굴착기를 사용해 문제가 더 커졌다"며 "일단 공사를 중지하고 문화재청 등과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자문 결과에 따라 성곽을 정비, 보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모산성은 5세기경(470년)에 축성된 산성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성이라는 보은의 삼년산성과 축조방법이나 시기가 비슷하고 신라가 한강 일대로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한 산성이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신라시대 대형 지하목조건축물이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첨부파일 문경 무너진 고모산성성벽2.jpg,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