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박수부대냐?

문경시 가요제 객석 채우려 휴일 비상소집 물의

2008-10-27     고도현 기자
경북 문경시가 지역에서 열린 모 방송사 주최 특정 가요제에 객석이 채워지지 않자 900여 직원에게 ‘비상소집’이라는 파격적(?)인 문자메시지를 발송, 박수부대로 동원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6시 문경시 영강 생활체육공원 야외 특설무대에서 모 방송사 주최 ‘제1회 전국 대학생 트로트 가요제’가 열렸다.

시는 행사시간이 됐는데도 객석이 채워지지 않자 공연시간을 30분 연기하고 곧바로 900여 직원들에게‘비상소집, oo가요제 참석 요망’이라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일제히 발송했다.

행사를 주관하는 모 방송사는 이번 행사를 위해 문경시에 홍보비 등의 후원을 요청했고, 이에 문경시는 무려 1억5천만원의 예산을 방송사에 지원했지만 예상외로 객석이 텅텅비자 비상수단으로 이 같은 문자메시를 보냈다고 시 관계자는 밝혔다.

문경시의 이 같은 조치로 가요제 시작 시간에 300여명에 불과했던 관중이 종반에는 1천 여명까지 늘어났지만 그 중 절반 정도가 문경시청 직원들과 가족들로 채워져 자발적인 관중동원에는 결국 실패했다.

이를 두고 상당수 직원들과 시민들 사이에서는“검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별 이익도 없는 특정 가요제 행사에 문경시가 1억5천여 만원의 혈세를 지원했다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지만 산불 발생 등의 비상사태가 아닌데도 쉬는 날 직원들을 박수부대로 지원(?) 해주기 위해‘비상소집’문자를 발송한 조치는 비상식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문경시 관계자는 “그동안 일반 가요제는 많았지만 대학생을 상대로 한 전국트로트 가요제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일반인들의 관심을 기대했으나 같은날 지역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겹쳐 시민들의 참석이 저조하다보니 생긴 해프닝 같다”며 “1억5천만 원의 예산을 방송사측에 홍보비로 지원하기로 약속은 했지만 아직 전달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