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기업유치 바람에 지역건설업체는 '찬바람'
하도급, 건축 자재납품 외면
2008-06-23 고도현 기자
22일 지역전문건설업체 등에 따르면 최근 문경지역에는 국군체육부대, STX문경리조트, 일성콘도, 서울대병원 연수원 등 10여 개의 굵직한 시설이 유치된 것과 때맞춰 전국 유명 기업들의 잇따른 건물 신축이 이뤄지고 있다.
문경시도 이 같은 유치성과를 지역경기활성화로 연결하게 하기 위해 200여 개에 달하는 지역 전문건설사들의 하도급 참여폭을 유도하는‘지역 건설산업 발전 및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를 지난 3월 경북에서 최초로 제정하는 등 발 빠른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시공사 선정은 물론 하청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공사 실적이 적은 지역 업체들의 경우 견적서 제출마저 철저히 외면당하는 등 타지역 건설업체 일색으로 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기업유치에 따른 실익이 전혀 없다.
지역 건설 자재 납품회사들도 이 같은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설자재를 납품하는 이모(53)씨는“질 적인 측면에서 외지업체들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는 물품인데도 이들 문경유치기업들은 대부분 외지업체들로부터 자재를 납품받고 있는 실정이다”며“지역 업체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민간공사 발주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문경시 모전동에 건립되고 있는 유명 대형할인마트의 경우 하청은 물론 신축과 관련한 건설 자재 물품까지 외지 업체들이 도맡아 처리하면서 지역 업체들에게 커다란 불만을 사고 있다.
준공을 앞두고 있는 모 기업 연수원 역시 건축과 자재납품 등을 포함한 전 공정이 타지역 업체들로 이뤄지면서 지역 건설 관련 업체들은 공사 참여 의사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황모(55·문경시 점촌동)씨는“아무리 민간공사라고 하지만 자체공사는 외지업체에게 주면서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한다면 과연 지역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한번 돌이켜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문경시 관계자는“조례에 따르면 지역업체의 하도급 비율과 자재 납품 비율을 70%까지 권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부분 권고사항이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조례제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지역업체의 애로사항을 수렴,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