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하우스 소녀가장3남매 이젠 모두 어엿한 대학생
"열심히 공부해 모두 대학생 됐어요"
2008-02-10 고도현 기자
소년소녀 가장으로 10여 년째 서로 의지하고 살던 3남매가 올해 모두 대학생이 됐다.
지난 2001년 MBC '러브하우스'를 통해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던 경북 문경의 소녀가장 김보라(22.여).윤정(21.여).초롱(19) 3남매는 10일 주위의 관심과 배려 덕분에 모두 대학생이 됐으며 설 명절도 따뜻하게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 3남매는 1994년 아버지와 사별한 뒤 어머니마저 떠나면서 아무도 돌보는 사람 없이 졸지에 소년소녀 가장이 돼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여기에 기거하던 집도 빗물이 새고 재래식 화장실에 욕실도 없는 상태였는데 MBC측이 2001년 '러브하우스'를 지어줘 산뜻한 보금자리를 갖게 된 것이 그나마 이들이 용기를 잃지 않은 계기가 됐다.
여느 아이들과 달리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낸 세 사람 사이의 믿음과 정은 각별하기만 했으며 어떤 경우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안동대 국학역사계열에 다니는 누나 보라 씨는 학예연구사나 공무원이 되는 것이 꿈이고, 문경대 간호학과에 다니는 윤정씨는 졸업한 뒤에 바로 간호사로 취직해 환자들을 돌보고 싶다고 한다.
올해 홍익대 역사교육학과에 입학 예정인 막내 초롱 군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사교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그가 교사를 목표로 한 것도 선생님이 돼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어서란다.
이들 3남매는 비뚤어지기 쉬운 환경이었음에도 모두 의젓하게 성장해 올해부터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3명 모두 대학생이 되면서 학비를 마련하는 일이 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매달 86만 원을 지원받고 있지만 생활비 대기에는 어림도 없다.
그래서 이들은 학자금 대출이나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해 왔지만 막내까지 대학에 들어가면서 입학금과 등록금을 마련하는 일이 벅찬 실정이다.
누나 보라 씨도 학비와 생활비 걱정으로 며칠 동안 밤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이들이 살고 있는 문경시 점촌1동사무소가 이달 초 주요업무 자체평가에서 최우수부서로 선정돼 받은 시상금 중 80만 원을 이번 설을 맞아 전달했고, 문경우체국도 30만 원을 전달하는 등 각계의 성금이 답지해 이들은 여전히 웃음과 용기를 잃지 않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받은 사랑을 어려운 이들에게 되돌려 줄 생각을 하고 있다.
맏이인 보라 씨는 "지금까지 많은 관심과 도움을 받았는데 나중에 여건이 되면 다른 어려운사람들에게도 정을 나누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후원계좌 : 대구은행 045-08-185792 예금주: 김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