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하려 미리딴 사과 어쩌나
2007-09-18 고도현
대부분의 지역 조생종 사과농가들이 앞으로 1개월 정도 더 굵어진 후에 따내야할 사과를 태풍‘나리’일기예보 때문에 한 해 동안 땀 흘려 가꾼 사과농사를 망칠까봐 미리 따냈다. 이 때문에 상품성 저하로 인한 가격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따낸 조생종 사과는 양광, 홍월, 홍로, 요까 등으로 이들 품종은 추석 때 돈을 쓰기 위해 조금 출하하고, 나머지는 색깔도 제대로 나고 알이 최대한 굵어진 후에 시세를 보아가면서 추석 이후에 서서히 따내야 하는데 올해는 태풍 때문에 한꺼번에 따내 농가 소득에 엄청난 손실이 발생했다며 지역 농가들은 한숨을 짓고 있다.
문경지역 모 농민은 “과수 농가들이 태풍 소식에 농가마다 사과를 따느라 15~16일 사이에는 일손도 아예 구할 수가 없어 집안 식구들끼리 정신없이 사과를 모조리 땄다"며 "당장 판로 걱정은 물론, 빗속에서 무리한 작업으로 인해 몸살을 앓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문경농협의 경우 이미 지난 15일까지 추석물량으로 1만4천여 상자의 사과를 확보한 뒤 더 이상 농가들로부터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농가들은 안동 등지 공판장 또는 도시지역 상회 등으로 출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태풍으로 인한 사과 조기 수확은 문경뿐만 아니라 경북도 내와 충북 등 상당수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바람에 추석을 앞두고 시중에는 가뜩이나 물량이 늘어난 데다, 이번 태풍 사과 따기로 인해 홍수출하까지 빚어지고 있어 농가들은 가격하락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