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트럭’ 창업의 명과 암

푸드트럭 합법화 후 증가 추세...제도적, 정책적 보완도 시급

2017-12-01     이지현 기자
[일요서울 | 이지현기자] 푸드트럭 창업 열기가 뜨겁다. 푸드트럭 사업을 하겠다며 지자체를 찾고 대학축제장, 도깨비야시장 등 행사장을 누비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의 연령대는 낮아지고, 그 경쟁도 치열해졌다. 푸트트럭은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사업 중 하나인데다 최근 언론을 통해 좋은 사례 등이 소개되면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장을 경험한 연륜 있는 창업자들은 그러나 "푸드트럭 사업은 충분한 준비 없이 뛰어들기엔 생각보다 힘든데다, 치열한 현실에 부딪치기 쉽고 실패 확률도 높은 창업이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푸드트럭은 ‘자동차관리법 제3조 제1항 제4호'에 규정된 특수자동차로, 음식을 조리하여 판매하거나 시식용으로 제작된 자동차다. 포장마차와 유사하다. 

푸드트럭 사업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경제위기가 고조되자 정부가 푸드트럭 산업을 빠르게 정착시켰다. 덕분에 국가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주와 지역별로 푸드트럭 영업신고를 할 수 있는데, 주 허가를 받으면 해당 주 지역 어디에서도 영업을 할 수 있다.

각 지자체 푸드트럭 허가 경쟁률 높아져
통영루지 40:1


국내 푸드트럭 사업의 대표적인 곳은 ‘밤도깨비야시장’이다. 과거에는 푸드트럭이 행사장의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타 상점들의 매출을 높여줄 뿐 아니라 고객 유치에도 큰 못을 해주고 있어 '이동하는 쇼핑센터'로 불리기도 하는 등 그 입지와 위상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 푸드트럭 허가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통영시청 강당에서 열린 통영루지 주차장의 푸드트럭 운영자 공개모집에 119명이 신청, 40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3명이 당첨됐다. 통영루지는 올해 초 개장 후 연 1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 곳이다.

공개모집에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음식점이 어려워 푸드트럭 사업에 뛰어들거나 업종을 변경해시작한 사람, 푸드트럭의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보겠다며 참가한 이들도 있었다. 당첨된 운영자들은 영업신고와 위생교육, 푸드트럭 구입 등을 마친 뒤 루지 하부역사 인근에서 2년 동안 영업을 하게 된다.
 
 수원시도 청년창업 푸드트럭 사업 운영자 1명을 12월 5일까지 모집한다. 이번 모집은 수원시에 주민등록이 돼 있는 만 19~39세 청년이 신청할 수 있다. 영업자로 선정된 후 푸드트럭 영업신고·보유가 가능해야 한다. 영업은 만석공원 입구, 만석공원 제2야외음악당 옆, 일월공원, 권선구청 주차장 등 4개 구역에서 할 수 있다. 푸드트럭 운영자들이 회의로 영업일정을 정하고 일정에 따라 이동영업이 가능하다.

수원시는 지원자 중 12월 7일 사업계획서를 심사하고 ‘음식 품평회’를 열며 창업아이템, 기술성, 사업화계획, 가격경쟁력, 열정·의지·지속가능성 등 5개 분야를 평가하고 품평회 심사로 최종 영업자를 선정한다. 선정된 영업자는 ‘공유재산 사용·수익 허가’와 자동차 구조변경 신청 승인을 받은 후 적합 여부 검사·위생교육 등을 거쳐 영업신고를 하면 된다.
    움직이는 나만의 레스토랑 '푸드트럭'...생각보다 쉽지 않다
문제는 푸드트럭 사업이 주목 받는 것과 달리 어두운 면도 있다는 점이다. '취업대신 창업, 요즘 푸드트럭이 대세'라는 말에 혹해서 준비 없이 만만하게 생각하고 뛰어드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연료비와 차량유지비, 음식 준비와 청소 및 운송을 위한 시간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사업아이템을 제안하고, 푸드트럭을 운영하거나 정말 어떻게 운영되는지 꼼꼼히 따져보고 시작해야 시행착오를 줄이는 사업이기때문이다.

3년 계약으로 커피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는 나진수 대표는 “고정 허가 자리가 남양주 채용 문화센터인데 평일에는 장사가 잘 안 된다. 많이 팔아야 3만원 정도여서 고정허가 자리는 행사 있을 때만 들어가고, 그 외에는 다른 지역에 임시허가를 받아 행사기간에만 영업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는 최근 시내 19개소 푸드트럭 영업장소를 신규 오픈했으나 실제로는 도움이 되기 보다 오히려 운영자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트럭의 김제은 대표는 “작년에는 5개의 스팟에 각 30대정도의 트럭이 상주했고, 시즌마켓으로 추가 신규트럭 30대 정도, 총 180대가 서울시에서 활동을 했다. 각 트럭당 평균적으로 일 매출 100만원 정도 나왔고, 주말 이틀 영업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말하고 "19개소가 새로 오픈하고 각 구역당 40대 정도 배정되었지만 야시장이나 신규 푸드트럭 영업소에 오는 사람은 한정적인데다 씀씀이도 한정적이어서 지금은 트럭 당 평균 매출이 50만원이 채 안 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신규 푸드트럭 창업자들에게는 좋은 기회지만 장기적으로는 푸드트럭 산업 전체 영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푸드트럭 사업의 어려움은 또 있다. 정해진 주소가 아닌 지역에서 10미터만 떨어져 영업해도 민원이 들어온다. 영업 중 엔진이 갑자기 정지하거나 발전기가 고장났을 때, 잔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주방 용품이 바닥났을 때에도 난감하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푸드트럭 운영자 스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와 경영방식, 아이디어 등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장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양극화와 경쟁 현상으로 인한 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 정책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