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맛집 진남정 미식가들 몰려
2007-03-23 고도현
산으로 둘러 쌓인 경북 문경시는 산에서 많은 먹을거리를 구하지만 정작 산나물이나 자연산 버섯 등을 전문으로 요리하는 식당이 없어 늘 아쉽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때에 20여년간 매운탕 솜씨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진남매운탕 주인 김영희(47)씨가 지난해 부터 같은 부지내에 별도의 건물을 아담하게 지어 자연산 버섯을 전문으로 하는 ‘진남정’을 차려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성업중에 있다.
경북팔경의 으뜸이라는 진남교반 유원지에 위치한 진남정은 주위 풍광과 어우러져 자연산 버섯만을 재료로 한 음식맛을 더욱 돋우고 있다.
특별하게도 매운탕 손님과 버섯요리 손님을 구분해서 각기 다른 건물로 모시는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매운탕을 싫어하는 손님도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음식을 먹기까지는 눈과 귀, 입은 물론, 향기를 맡는 코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버섯요리 손님은 버섯 특유의 향긋한 냄새도 함께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진남정의 대표 음식은 자연산 버섯전골. 송이, 능이, 싸리, 밤, 석이, 참나무, 꽃, 가지, 먹, 이꽃바라기, 굽두더기 버섯 등 잘 알려진 버섯도 있지만 이름도 생소한 버섯 등 10여 가지의 자연산 버섯으로 끓인 전골은 버섯 고유의 향과 맛이 잘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만들어 낸다.
자연산 버섯전골은 여러 가지 버섯을 한우 뼈로 2∼3일간 우려낸 육수에 각종 야채와 매콤한 고추를 곁들여 샤브샤브 식으로 살짝 익혀 먹는 것으로 입 안 가득 향긋한 버섯향기가 스며드는 특유의 맛과 시원한 국물맛은 정말 지인들에게 맛을 꼭 보여주고 싶은 의지가 절로 생기게 만든다.
전골을 먹고 나면 그 국물에 표고칼국수나 녹차칼국수를 마무리로 끓여 먹는 맛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보통 간장으로 간을 맞추는 것과 달리 이 국수는 주인이 직접 담근 김치로 간을 맞춰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반찬도 표고전, 굽두더기 무침, 새송이, 느타리 등 버섯으로 만든 것이 주류다. 어린이 손님이 있을 경우 표고버섯 탕수육을 맛볼 수도 있다. 여기에다 암예방에 특효로 알려진 상황버섯 밥을 보태면 자연산 버섯 요리가 바로 보약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자연산 버섯전골은 4명이 먹을 수 있는 큰 것이 5만원, 2∼3명이 먹는 작은 것은 3만원, 중간은 4만원이다. 어린이나 여성들은 송이버섯 불고기를 많이 찾는다.
100% 한우 고기만 쓰는 송이버섯 불고기(1인분 2만5천원)는 푸짐하게 들어 있는 송이버섯과 고기에 스며든 송이 향이 좋다.
▲송이·능이 등 100% 자연산… 전골·볶음 등 ‘버섯요리’ 다양
▲보약 같은 웰빙음식으로 최고… “문경 대표 음식으로 가꿀터”
고기와 송이를 먹고 난 뒤 볶아 먹는 밥맛도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다.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권할만한 메뉴는 능이버섯 찌개와 자연산 버섯 매운탕이다.
송이 보다 낫다는 능이와 두부, 돼지고기, 각종 야채로 얼큰하게 끓이는 능이버섯 찌개(전골)는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값은 2만원, 3만원, 4만원 3종류다. 이밖에도 송이버섯 전골(1인분 2만원), 능이버섯 무침, 능이버섯 볶음 등 자연산 버섯만으로 만든 메뉴가 준비돼 있다.
진남정 주인 김영희씨는 “문경의 산에서 나는 자연산 버섯의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요리법을 만든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경지역 향토음식점 1호인 진남매운탕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음식은 소중한 문화”라며 “자연산 버섯 요리를 우리 고장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가꾸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영희 대표는 매운탕으로 전통문화보존 명인장이 됐고 국립도서관 음식문화 책자인 한국전통음식명감에 이름이 올려져 있다.
‘진남매운탕’역시 특허청에 제6312호로 등록출원이 돼 있으며 전국 맛있는집 777곳 중 한 집으로 수록돼 명성을 날리고 있다. 예약문의는 (054)552-7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