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 무너진 형제애

2007-03-03     고도현 
<형 명의로 대출받은 동생, 친형이 고소.. >


자신도 모르게 1천여만원을 대출 받은 뒤 잠적해버린 동생을 친형이 고소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다.

6일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중순께 자신도 모르게 대출회사로부터 모두 4차례에 걸쳐 1천730만원을 대출받은 뒤 잠적한 동생(30)을 친형인 K씨(34)가 고소했다.

K씨는 고소장에서 동생이 지난 2005년 10월 16일 대출업체 R사에 자신 동의 없이 자신 명의로 인터넷 대출신청을 해 300만원을 대출 받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1천730만원을 대출 받고 잠적, 대출회사로부터 빚 독촉에 시달리다 결국 고소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4일 동생에 대해 사기 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해 놓은 상태다.

K씨는 “신용불량자인 동생에게 내 명의의 통장을 개설해 줬는데 동생이 이를 이용, 인터넷 대출문서를 위조해 1천여만원을 대출 받고 3개월 전에 사라져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며 “계속되는 대출회사의 빚독촉을 견디다 못해 고소를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 동생이 유흥비 등으로 목돈이 필요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며 “돈 앞에 무너진 형제애를 보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씁쓸해했다.

<2006.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