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 경품잔치 ‘낚시터 이야기’

2006-09-12      
고액 시상금 내걸고 각종 대회 개최
사행심 부추기고 입장료만 올려받아


최근 PC게임방,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 ‘사행성 성인게임장’이 논란과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몰지각한 낚시터 업주들이 고액의 시상금과 경품을 내걸고 손님들을 유치, 사행행위를 부추기고 있어 관계당국의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일부 낚시터의 경우 고액 상금 등 투자비 명목으로 평소의 두배가 넘는 입장료를 받고 있어 일부 선량한 낚시터 업주들과 휴일을 즐기고자 낚시터를 찾은 가족 단위의 조사(낚시인)들을 화나게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6일 오산시 원동 소재 W낚시터의 경우 ‘개장 11주년 기념’이란 명목 아래 1등 상금 300만원과 2등 상금 100만원, 공기청정기, 29인치 TV 등 과도한 시상금과 경품을 내걸고 사행성을 조장, 손님을 유혹하고 있었다. 5만원이란 입어료가 부담스러워 한참을 망설인 끝에 이날 낚싯대를 폈다는 K(37)씨는 “머리 좀 식히며 주말을 보내려고 인근 낚시터를 찾았는데 입장료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며 “상금과 경품에 현혹돼 낚시를 결심하긴 했는데 낚시터마저 사행행위 장소가 돼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사 L(34)씨는 “PC게임장, 사행성 성인게임장과 별반 다를게 없다. 1등 상금을 ‘바다이야기’ 최고 잭팟인 고래라 생각하며 낚시를 한다”며 “한번 출조하면 기본 10만원인데, 이렇게 매주 다니면 언젠가 한번은 잡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낚시터 1등 고기는 조작해 잡을 수 없다. 리모컨으로 고래 터트려 주는 성인 게임장보다는 훨씬 투명하다”며 웃는 그는 이미 사행성 오락게임으로 수천만원을 날린 뒤였으며 “모든 생활을 도박과 연계해 생각하게 되는 나 자신이 죽고 싶도록 밉다”고 덧붙였다.

이날 W낚시터 관계자는 400만원 상금과 고액의 경품에 대한 내용을 수차레 방송하며, 낚싯대를 펼쳐 행운을 잡아가기를 호소했다. 또 다른 S낚시터(화성시 태안읍)는 그나마 건전하다는 평가였다. 3개의 소류지를 붕어터, 잉어·향어터로 나눠 잉어·향어터에서는 상금과 경품행사를 하고 있었다.

“1등 상금 30만원, 2등 20만원, 3등 10만원, 경품으로는 금반지 20개를 지급한다”는 현수막 주위로 수십명의 조사들이 행운을 잡고자 열심히 캐스팅을 하고 있었다.
S낚시터의 물반 고기반이란 표현에 걸맞게 연신 고기를 끌어올리는 조사들 중 H(42)씨는 “손맛을 보기 위해 주말이면 100여명의 낚시인 가족들이 이곳을 찾는다. 잡은 고기를 가져갈 수 없다는 규제하에 상금과 경품을 내걸고 영업을 하고있는데, 가족들과 휴식을 위해 찾을 곳은 못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평택시 소재 S낚시터가 내달 2일부터 3주간에 걸쳐 300, 400, 500만원을 내걸고 낚시 대회를 개최하며, 수원시 소재 H낚시터, 안성시 소재 J낚시터, 용인시 O낚시터, 화성시 P낚시터 등 도내 일부 낚시터들이 각종 대회와 개장이란 명목으로 상금과 경품으로 손님을 유혹, 사행성 짙은 영업을 하고 있었다.

수원시 모 낚시관계자는 “최근 주5일 근무제 시행이후 전국적으로 낚시인들이 늘고있는 가운데 일부 몰지각한 업주들이 각종 대회를 핑계로 입장료를 올리고 고액상금과 경품으로 사행행위를 조장하고 있어 건전한 낚시문화정착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급히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