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여평 땅 매입자금 1백억대 지급”
2003-07-16 홍성철·김은숙
분양대금 횡령사건으로 구속된 굿모닝시티 윤창렬씨의 부동산 투기의혹과 관련, 경기도 황성시 봉담땅 매입을 위해 100여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시킨 의혹이 제기됐다
분양비리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윤창렬 굿모닝시티 대표의 최근 불거진 부동산 투기의혹과 관련, 경기도 화성일대에 8만여평의 땅을 구입하기 위해 100여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한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이 부지에 아파트를 건립하기 위해 화성시청에 사업진행상 필요한 확·포장 공사 위탁사업을 의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실은 <일요서울>이 단독 입수한 〈화성읍 봉담읍 내1리 토지건물 보상 및 사업자 운영자금 지급현황〉과 굿모닝측이 화성시청에 보낸 ‘시·도 73호선 도로 확·포장공사 위탁사업시행 협조요청’이라는 <공문>에 의해 확인됐다. 이는 분양대금 횡령혐의로 구속된 윤씨가 3,000억원대에 달하는 분양대금 일부를 부동산 투기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해 주고 있어, 수천억 피해를 본 투자자의 원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분양대금의 출처를 집중 추궁중인 검찰수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알려진 3만여평 아닌 8만평 매입
본지가 입수한 <토지건물 보상 및 사업자 운영자금 지급현황표〉는 ‘화성시 봉담읍 내1리 땅매입 현황’ 보고를 위해 지난 3월6일 작성된 것이다. 문건은 컴퓨터 작업을 하기 전 수기로 작성됐다. 봉담사업을 주로 추진했던 실무자가 보고서 작성을 하기 전 임의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문건은 봉담 내1리 땅매입 현황에 대해 소유자인원, 필지, 면적, 보상금액(계약금, 중도금) 등이 비교적 정확히 명시돼 있으며, 사업추진 과정에서 소요된 비용 즉, 사업설명회, 건축설계지급금, 엔지니어링 설계용역비, 토목설계비 및 측량비, 현장 관리비(직원 월급 및 성과금) 등도 기재돼 있다. <지급현황표>에 따르면 굿모닝측은 봉담 내1리 땅을 구입하기 위해 총 93억1,971만원을 보상비로 지급했고, 이와는 별도로 사업추진비용으로 17억9,000만원을 소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봉담 내리의 거주자 중 62명의 4만6,933평을 매입하는 데 들어간 토지·건물 보상금액은 계약금 27억9,788만원과 중도금 28억9,4000만원을 합쳐 56억9,188만원이며, 외지인 51명의 3만3,370평 매입에 소요된 금액은 계약금 19억443만원과 중도금 17억2,340만원을 합쳐 36억2,283만원으로 총 8만313평 매입에 93억 1,971만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일부언론에서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 땅 매입과 관련 “주민 20여명으로부터 19억여원을 투자했다”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나고 있서 사실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실제 문건에는 ‘지급예정’이 아닌 ‘지급현황’으로 명시됐다. 따라서 이미 8만여평의 땅을 매입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이미 사업추진을 위해 18억여원에 달하는 부대비용을 사용했기 때문에 19억여원만 투자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화성리 일대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관계자에 따르면 “굿모닝측은 지난해 8월 즈음부터 봉담 내리땅 매입 작업과 주민동의서를 받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며 “이미 올 초까지 상당한 부지를 확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천6백여세대 아파트 건립 추진
굿모닝 윤씨측이 매입을 시도한 화성시 봉담읍 내1리는 현재 일반주거지역(2종)으로 용적률 200%에 15층 이하의 공동주택건립이 가능한 부지다. 화성시에 따르면 봉담읍 내1리 부지는 10만여평에 달하는 택지개발 지역이다. 또 올 7월에는 일반주거지역 ‘종’결정과 관련 2종(15층이하/ 용적률 200%)과 3종(15층이상/용적률 250%이상) 중 하나로 분류될 지역이다. 3종으로 분류될 경우 15층이상의 아파트 건립도 가능한 사업지역이다. 굿모닝측은 이곳에 2,600여세대 아파트를 건립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올 3월1일 사업계획승인서를 화성시측에 접수했고, 화성시측은 주민동의서가 더 필요하고, 건축설계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 이를 반려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 굿모닝측은 사업을 계속 추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굿모닝측은 사업승인이 안된 상태에서 지난 4월 화성시측에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추진과 관련, 사업구간에 포함되는 도로공사에 대한 위탁사업을 시행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화성시측 담당관계자는 “사업승인이 안된 상태라서 수탁협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문에 따르면 굿모닝측은 ‘사업계획승인이 나지 않기 때문에 수탁협약에 협조해달라’고 밝히고 있다. 또 사업비에 대해서는 굿모닝측이 전액 부담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사업계획 승인을 위해 포함된 도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 확·포장공사 위탁에 관한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고서라도 수탁협약을 해야 한다는 굿모닝측의 사업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봉담읍 내1리는 개발될 경우 2,600여세대에 달하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따라서 그 사업규모 역시 4천~5천억대에 달할 것으로 그곳 부동산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윤씨 역시 이러한 막대한 사업수익을 노렸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정확한 매입규모 ‘오리무중’
윤씨는 봉담 사업지구를 또 하나의 ‘대박신화’로 만들어 보겠다는 의욕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에서도 봉담 현장만을 전담으로 담당하는 직원을 뒀다. 3∼4명의 본사 직원이 동대문 굿모닝시티와 별개로 봉담사업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당시 봉담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했던 관계자들은 본지가 입수한 8만여평의 땅매입 지급현황 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한 관계자는 “윤씨가 집중 매입했던 부지는 이곳이 아니고, 화성시 매향리 쪽이다”며 “2만여평에 계약금 19억 정도 밖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봉담 땅은 자금난 때문에 포기할 지경이었다”며 “90억 이상의 자금이 들어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며 자금내역 금액에 대해 반박했다.그러나 당시 매향리 땅 매입에 나섰던 관계자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매향리 땅은 매입하려고 시도하다가 못했다”며 “이미 관련자들이나 법인 회계장부를 통해 검찰조사도 그렇게 끝난 것으로 알고 있는 데 무슨 말이냐”며 반박했다.한편 굿모닝측의 부동산투기 의혹을 제기한 일부 언론에서는 윤씨측이 매입한 봉담 땅이 3만여평 규모라고 보도됐다. 하지만 3만여평은 화성시측에 제출한 사업계획승인서에 명시된 매입규모와도 다르다. 화성시측은 “정확한 것은 서류를 반려해 알 수 없지만 5만여평 정도 매입했다는 서류를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윤씨측이 매입한 부지는 관계자나, 행정기관, 언론보도 내용이 모두 달라서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상태다. 하지만 굿모닝측으로부터 본지가 입수한 문건이 8만여평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100억대의 자금이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게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이 자금의 출처다.
자금출처는 검찰수사의 핵심. 분양대금을 사용했느냐와 사채나 금융권 대출자금을 사용했느냐다. 검찰일각에서는 분양대금 일부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분양대금을 사용했을 경우 투자자의 반발은 더욱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씨가 화성일대 땅을 매입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택지개발을 둘러싼 각종 개발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윤씨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따라서 윤씨의 대규모 아파트 개발을 위한 부동산 매입은 또 다른 ‘커넥션’을 야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