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 고서화 진위여부 뜨거운 관심

2004-09-13      
최근 미국 뉴욕에 사는 윤모(52)씨가 거북선 고서화를 공개, 진위여부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에 공개된 거북선 고서화는 가로 176cm, 세로 240cm의 비단천에 용의 머리와 거북의 몸체 형태를 지닌 군용선 4척의 모습이 담겨있다. 구조도 3층이며 등이 타원형을 띠고 있고, 걸어다닐 수 있는 길도 있다. 그동안 문헌 등을 토대로 거북선이 2층 구조로 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해 왔던 국내 역사학계의 연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형태다.

지금까지 거북선의 전체 모습은 ‘이충무공 전서’에 대략적인 스케치로 그려져 있고, 몇몇 민화 형태로만 전해 오고 있을 뿐 완전한 전모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러던 차에 국내 방송과 중앙 신문들이 “약 300여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거북선 고서화가 발견됐다”며 윤씨가 공개한 이 고서화를 대서특필한 것.이 보도에 대해 지역사학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썰렁하다. 윤씨가 이 그림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여수지역 향토사학자 및 지역 언론에 몇차례 공개한 적이 있다는 것. 향토사학자 김병호씨는 “그림에 나타나 있는 깃발은 문헌 등에 나타난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함대가 달았던 깃발과 많은 차이가 있다”며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아 소장가에게 그림에 대한 검증을 요구했으나 특별한 반응이 없어 현재로서는 별 근거 없는 그림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최석 여수대 시각디자인과 교수도 “그림에 사용된 색채가 당시 조선시대의 화풍과 거리가 멀다”며 “이런 화려한 색채는 당시 일본 화풍과 비슷하기 때문에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앞서 윤씨는 이 고서화 소장과 관련, “평양 숭실학교 교장을 역임한 미국인 선교사 데이비드 마우리의 손자며느리인 마우리 여사로부터 지난해 1월 구입했다”면서 “조지아대에서 탄소 동위 원소 방식으로 연대를 측정한 결과 300~ 350년 전 제작된 그림으로 추정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전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