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헌혈 “편견 버리세요”

2003-12-16      
“7번째 헌혈 … 인터뷰도 부담스럽다”“장애인들은 헌혈하면 안되나요?” 1일 오후2시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구직업전문학교 보건실에서 장애인 대상으로 처음 이뤄진 헌혈행사에 참여, 헌혈을 마치고 나온 뇌병변 2급장애인 박성태(29·창업과)씨의 도발적인 말이다.박씨는 “장애인들이 헌혈한다는 이유로 각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이렇게 보도하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편견이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가를 말해 준다”면서 “제가 원해서 벌써 7번째 헌혈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 자체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헌혈을 원했지만 빈혈, 고(저)혈압, 약복용자, 간염 등의 이유로 안타깝게 발길을 돌리는 학생도 많았다. 양쪽에 목발을 짚고 헌혈을 하러 온 선천성 하반신 장애인 오혜림(19·실무작업공과)양은 “장애인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제가 가진 피라도 나눠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면 기꺼이 헌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담당의사는 `헌혈뒤 팔에 힘이 없어 목발을 짚기도 힘들다는 이유’로 헌혈 부적합판정을 내려 오양은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했다.오후4시 헌혈행사를 끝낸뒤 조사해본 결과, 헌혈 지원자는 50명이었고 헌혈인원은 장애인 15명과 교직원 14명 등 29명이었다. 헌혈성공률은 58%. 이 정도면 일반인 헌혈적합자 판정률 70∼80%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