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야산 새떼 ‘길조냐 공해냐’

2004-06-23      
도심 주택가 인근 야산에 수백마리의 새떼가 날아들어 ‘길조’인지, ‘불청객’인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광주 북구청에 따르면 북구 동림동 푸른마을 아파트 단지 인근 야산에 지난 4월부터 왜가리, 중대백로, 쇠백로, 해오라기 등이 수시로 떼지어 날아들어 숲 곳곳이 하얗게 뒤덮일 정도라는 것.이에 대해 일부 주민들은 “예로부터 새들이 찾아오는 곳은 명당자리로 여겼다”며 복잡한 도심 가운데로 찾아든 새떼가 ‘길조’라 여기고 있다.그러나 새들을 쫓아달라는 민원이 북구청에는 끊이지 않고 있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기도 하다.새들이 집단으로 서식하면서 배설물로 인한 악취, 소음으로 주거환경이 오히려 크게 손상됐다는 것이 주민들의 불만이다.

주민 박모(39)씨는 “악취, 소음이 심해 더운 날씨에도 아파트 문을 열고 지낼 수 없다”며 “승용차에 배설물이 묻은 적도 몇차례인지 샐 수 없다”고 말했다.북구청은 잇따르는 민원에 곤혹스러워하며 “작은 불편을 참으면 실보다는 득이 크지 않겠느냐”고 주민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북구청 관계자는 “아이들의 생태학습에도 도움이 되고 또 명당이라는 소문이 퍼지면 아파트값도 오르지 않겠느냐”며 “도심의 삭막한 분위기를 전환해주는 새떼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아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