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한자 자격증
2004-12-31
어려운 한자를 전교생이 공부, 자격증을 따낸 데는 이 학교 이동식 교장과 교사들의 독특한 아이디어와 교육방식이 적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부임한 이 교장은 사교육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벽지 어린이들에게 뭔가 희망을 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지난 3월부터 한자교육을 시작했다. “솔직히 선생님들이 피아노나 영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기는어렵잖습니까’ 한자는 어렸을 때 공부하면 잘 잊히지도 않고,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열릴 동북아시대를 살아가는데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학교 교사들은 힘을 모아 ‘즐거운 자율활동 교재’라는 한자 교육서를 자체 제작, 아이들에게 나눠줬다. “읽고 쓸 생각을 하니까 한자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즐거운 자율활동 교재는 한자를 게임과 놀이로 바꿨습니다.” 한자 카드를 만들어 찾기 게임을 하거나, 도전 골든벨 대회 등을 열고 1주에 한 번씩 한자를 테스트해 칭찬과 상을 준다.
이 교장은 이런 방법이 학생들에게 흥미를 갖게하고 성취감을 줘 높은 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다. 이 교장과 교사들은 한자교육이 어린이들에게 폭넓은 지식을 갖게 함은 물론 궁극적으로 한글을 더 심도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며, 좌우 두뇌가 균형있는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자격증을 획득함에 따라, 힘든 농삿일을 하면서 어렵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 특히 어쩔 수 없이 손자나 외손녀를 떠맡은 노인들에게 희망과 보람을 느끼게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