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찜통더위, 밤엔 한숨소리

2005-06-22      
양양산불이 발생한지 2개월이 지나며 피해주민들의 `’고통’과 `’희망’이 교차하고 있다. 9일 지난 4월 산불로 7명의 식구가 세들어 살던 집이 타버린 양양군 양양읍 기정리 강계도(74)씨가 살고 있는 비닐하우스는 텅텅 비어 있었다. 오전 이른 시간인데도 비닐하우스안은 찜질방보다도 더 뜨거워 집에 머물 수 없는 강씨의 모든 식구들은 요즘에는 오전 8시만 되면 무조건 외출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활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강씨의 비닐하우스 주변에는 산불때 탄 장작과 숟가락이 여전히 나뒹굴고 있는 등 주변 정리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강씨는 “많은 이들이 세탁기며 냉장고 등을 보내줘 고맙기는 한데 이 것들을 놓을 마땅한 장소가 없어 세탁기 등 일부 가전제품은 비를 맞고 있다”며 “낮에는 피곤함을 잠시 달랠 수 있는 공간도 없어 갈수록 힘겨워진다”고 했다.

산불 피해 세입자들에게는 위로금과 전세자금 및 융자금 알선 등의 지원이 이뤄졌으나 세입자 대부분은 생계인 농사를 짓기 위해 마을을 떠날 수도 없고 담보 등이 필요한 융자조차 받을 수 없는 형편이어서 산불이후 여전히 재기의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적은리의 피해 주택 대부분은 현재 공정이 70%가량 진행된 상태로 늦어도 7월 중순에는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3일부터는 서울 을지타일상인협회에서 제공한 주택용 타일 9,000여만원어치가 144채의 복구 주택 모두에 공급되는 등 산불이 난지 2개월이 지났는데도 온정이 이어지며 피해주민들에게 희망을 더해주고 있다. 양양군은 산불피해 주택 복구작업을 다음달 말까지 모두 마칠 계획이다. <강원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