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서 기(氣)가 흐른다?
2005-08-03 진주=박유제
그러던 중 작고한 강상백 화백을 만나 인물화에 대한 기법을 배운 것이 불교미술 화가로 외로운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다.80년대 후반 객지생활을 마감하고 고향과 가까운 진주에 ‘둥지’를 튼 그는 자신의 아파트 한켠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어쩌다 사찰 등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탱화를 그려주곤 했다.10여년 전부터는 인물화를 배운 것을 토대로 달마도를 그리기 시작했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창작활동에 몰입하게 되면서 한국불교미술연구원을 설립하기도.그러던 중 2년 전쯤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막내동생이 “달마도에서 기가 흐른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형의 그림에도 흐르는지 확인해 보자”고 권유해 왔다.동생의 권유로 수맥탐지봉을 자신의 그림에 갖다 댄 화백은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맥이 흐르는 곳에 탐지봉을 갖다대면 교차되지만, 자신의 그림을 올려놓으면 탐지봉이 끄떡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취재기자가 사실 확인을 위해 불교미술연구원을 방문, 수맥이 흐르는 장소에서 황인창 화백의 그림을 놓고 실험을 해봤다.그 결과 황인창 화백의 그림에는 수맥차단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그림이지만 미완성 작품이거나, 다른 사람의 작품은 수맥탐지봉이 교차됐다.물론 그가 그린 그림은 달마도 뿐만 아니라 관음도, 채색화, 석가모니 후불상, 탱화, 산수화, 인물화 등을 망라해 기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또 그림의 재료가 먹이든 물감이든 금분이든, 바탕재료가 종이든 실크든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그림이면 기가 흘렀다.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지역언론은 물론 공중파 방송에서도 불교미술연구원을 방문, 이 신기한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그의 그림에서만 기가 흐르는 것일까?황인창 화백은 “언론에 보도되면서 몇 년간을 수련했느냐거나 기도했느냐를 물어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난 수련도 기도도 하지 않았다. 다만 작품을 시작하게 되면 모든 것을 잊고 작업에만 몰입할 뿐”이라고 말한다.그는 또 “그림에서 기가 흐르는 것은 나뿐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세 명이 있는데 한 분은 부산에서, 다른 한 분은 경남 고성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밝혔다.그의 주변에서는 “외로운 불교예술 인생을 펼쳐온 그에게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이 주신 선물은 아닐까?”라는 이색적인 평가도 내놓고 있다.“붓을 들 수 있을 때까지 남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불교미술에만 전념할 것”이라는 황인창 화백은 “그림에서 기를 체험하실 분은 누구든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