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에서 시인으로…
2006-02-14 고도현 객원
문학평론가 장석주씨와 송찬호 시인은 “엄재국의 시들은 깊고 어두운 저탄층의 언어”라며 “ 시의 형식에 대해 고민하는 자의식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그 대신에 삶에 대한 비의들이 자연의 다양한 계기들을 통해 식물과 광물의 이미지가 혼용된 절묘한 시구로 표현된다”고 이번 시집을 통해 밝히고 있다.“지난밤/몇 잔 소주에 눈 풀려진 정비공 하나/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점심 먹으러 간다/자동차 하체가 내려놓은/정오의 골목을 돌아 밥집에 앉아 있다/수저로 입을 죄고 국물로 목을 풀고 있다”(‘정비공장 장미꽃’ 중)거나 “너를 펴주마//달구어진 몸으로 일생을 배밀이하는 내 생의 온전한 첫걸음으로”(‘다리미’ 중)라는 대목에서 보듯 일상의 노동과 체험을 서정적 시어로 다듬어낸 시들이 실려 있다. *도서출판 애지. 124쪽. 8천원. 전화=(042) 637-9942. 엄재국 시인= 011-533-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