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정치활동 ‘눈에띄네’
2003-07-31 정하성
또 나우콤에서 분사한 e-메일 송금서비스 ‘페이레터’(www.payletter.com)의 대표이사직도 겸직하고 있다.이처럼 IT업계의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는 문 사장이 최근 외도(?)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그가 개혁당 등에서 정치활동을 하면서 정·재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 특히‘IT업계 386세대’의 대표격으로 ‘내년 총선 출마설’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내년 4월 치러질 17대 총선의 경우, ‘세대교체’및‘개혁주체’논란이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 이 때문에 ‘386세대’들의 총선을 통한 정계입문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문 사장은 ‘IT업계 전문가 집단’의 총선 출마자로 분류돼 정치권 안팎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개혁당 온라인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벌써부터 출생지인 광주와 서울 등 지역구까지 거론될 정도다.개혁당의 한 관계자는 “문 사장이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어, 출마 얘기가 돌고 있는 것 같다”며 “그가 출마하기까지는 신당 창당 및 당내 경선 등 변수가 있지만 출마자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이 문 사장의 출마설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그가 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그는 유신정권말기인 79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했지만, 졸업은 11년이 지난 90년에야 할 수 있었다. 이를 보더라도 그가 평범한 청년시절을 보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대학시절, 학생 운동가로 널리 알려져 있고, ‘80년대 대표적 운동권 이론가’라는 평가도 받을 정도. 이와 같이 왕성하게 학생운동에 참여한 결과로 인해 그는‘국가보안법’, ‘집시법’등의 위반으로 5년여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문 사장은 “당시 학생운동 참여가 ‘정치 민주화를 통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데 목적이 있었다면, 지금 IT업계 종사는‘기술발전을 통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사회 발전이라는 점에서 학생운동이나 IT업계 종사나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독특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문 사장은 “지금은 정치권에 입문할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주위에서 내년 총선 출마 얘기를 꺼내면 오히려 화를 내고 있다”고 출마설을 강력 부인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 그가 활발한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선 그는 김근태 민주당 고문의 ‘후원’활동에 적극적이다. 그가 김 고문 후원에 앞장서고 있는 것은 두 사람의 ‘각별한 인연’ 때문.80년대 신군부의 철권통치에 모두들 두려움에 떨 때, 김 고문은 지난 83년 9월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이하 민청련)을 결성해 군부세력과 맞섰고, 문 사장도 당시 타오르던‘민주화열기’를 업고 학생운동에 전념했다.그리고 두 사람은 군부독재의 아픔을 똑같이 겪어야 했다. 김 고문은 민청련 의장으로 지난 85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이근안씨 등 고문기술자들로부터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고문을 당해야만 했다. 그리고 다른 방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던 인사들 중에 문 사장이 포함돼 있었다.
문 사장은 “고문을 받으며 다른 방에서 들려오는 김 고문 등의 비명소리를 들어야 했다”며 “이런 인연으로 김 고문과 오랜 동지로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문 사장은 이런 인연으로 지난 3월 이후 김 고문의 후원 조직구축 등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사장이‘2007년 대선 승리, 김근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사장이 김 고문의 재정적지원 및 후원자를 모집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김근태 고문측은 “문 사장이 각종 후원 행사에서 ‘축사’를 하는 등 열성적으로 돕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 사장이 사심 없이 오랜 동지인 김 고문을 돕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김 고문의 팬클럽인 ‘GT클럽 희망’의 한 관계자도 “문 사장이 팬클럽 행사에 참여, 김 고문의 지지를 부탁하곤 한다”며 “문 사장이 김 고문의 후원활동이라면 적극적인 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 사장은 “김 고문이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하실 만한 인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후원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며 “나 자신은 특별한 후원자가 아닌 전국적으로 퍼져 있는 김 고문의 열성적인 지지자 중의 한명이며 개인적인 소박한 지지자”라고 말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이같은 문 사장의 열성(?)후원에 대해 “개혁당원으로서의 임무와 자신의 본업인 회사일을 너무 제쳐놓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문 사장과 개혁당 일부 당원간 불협화음이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 개혁당 한 관계자는 “개혁당 온라인위원장임에도 불구, 홈페이지 관리 등을 등한시하고 있어 당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문 사장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개혁당 일을 했는데, 당에 기여하지 못해 미안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활동때문에‘본업’을 제쳐놓았다는 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회사일은 기본으로 그 바탕에서 김 고문 후원활동을 해왔다. 그 이상 넘는 짓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회사가 굳건해지고 2∼3년안에 코스닥 등록이 이뤄진 뒤에나 정치 입문 등은 고려할 사항이지, 지금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