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13호 ‘왜가리’ 사라질 위기

2006-05-12      
천연기념물 제13호 진천 왜가리번식지가 불법 벌채로 인해 서식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돼 왜가리 개체수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문화재청은 왜가리 서식환경이 열악해져 개체수 감소현상이 나타나는 등 보호가치가 떨어질 경우 천연기념물 보호구역 지정해제 가능성을 내비쳐 지역의 천연기념물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문화재청과 충북도, 진천군이 천연기념물 제13호로 지정된 진천군 이월면 노원리 왜가리번식지에 대한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보호구역내의 수령 20~30년생 소나무 90여그루와 참나무과 잡목 140여그루 등 230여그루가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수령 800여년의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왜가리 둥지가 밀집해 있던 지역 대부분의 나무들이 잘려나가 7그루만 남았으며 이 나무에 70여개의 왜가리 둥지들이 경쟁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 왜가리 서식환경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현장조사에 참여한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 박사는 "주변지역 나무들이 사라지면서 왜가리들이 몇 안되는 나무에 몰려 둥지가 작아졌을 뿐 아니라 힘이 없는 나무가지에도 둥지를 만드는 등 서식 환경이 매우 열악해졌다"며 "현재와 같은 자연환경이라면 개체수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백 박사는 "왜가리 서식지가 자연적으로 열악해져 개체수가 감소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천연기념물 보호구역내가 인위적으로 훼손된 경우는 드물다"며 “보호구역의 자연환경 훼손은 물론 왜가리 서식지로서의 인근지역 환경도 매우 열악한 상태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조류와 관련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가 서식환경이 나빠지면서 천연기념물 지정이 해제된 사례가 있다"며 “현장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서식환경이 열악해져 개체수 감소 등 영향을 받을 경우 이 지역도 해제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충청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