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중부권 최초 ‘왓슨 암 치료’ 시작
의료진 치료 신뢰도 향상 기대
2017-04-05 대전 박재동 기자
왓슨은 300여종의 의학저널과 문헌,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임상사례를 종합하여 K씨에게 가장 적합한 항암치료제를 제시했다.
이는 외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진료과로 구성된 건양대병원의 유방암팀의 의견과 일치하는 내용이었다.
암 환자의 진료데이터를 활용한 IBM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가 건양대병원 암 환자와의 첫 대면을 마친 것이다.
건양대병원(원장 최원준)은 5일 ‘인공지능 암 진료실’개소식을 갖고 이어 첫 번째 왓슨 다학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사례를 공개하며, 왓슨에 대한 진료개시를 시작했다.
건양대병원 암센터 윤대성 교수는 “왓슨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최신 의학지식을 끊임없이 학습하고 업그레이드 한다는 점”이라며, “세계적으로 검증된 국제표준의 암 치료를 안방에서 제공받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진료를 받은 K씨는 “솔직히 컴퓨터가 내 병의 치료계획을 제시한다는 것이 의심스러웠지만, 암 진료팀의 의견과 일치했다고 하니 추후 치료에 확신이 생긴다”고 말했다.
왓슨은 담당 의사가 암 환자의 정보와 의료기록, 검사결과 등의 항목을 입력하면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내 수십 초 안에 제시해준다. 최신 의료정보와 문헌을 의사가 모두 파악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계속 업데이트 하는 왓슨이 ‘조력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의료진의 효율적인 결정에 도움을 주는 보조 수단일 뿐 치료 방향과 환자와의 소통은 의사가 담당한다.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으로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이 의료분야를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건양대병원이 중부권 최초로 왓슨을 도입한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 암 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의사가 암 환자 1명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평균 16시간을 투입해야 한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국내 의료기관들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또 암 환자들이 수도권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수개월간의 기다림과 장거리 이동을 위한 시간적 소모와 경제적 부담, 가족들이 겪어야 할 불편이 줄어든다면 소위 ‘의료 민주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건양대병원 최원준 병원장은 “결국 미래의 의료 패러다임은 변할 수밖에 없다. 왓슨 도입에 가장 큰 의미는 지역 환자들의 불편을 줄여주는 것이고, 더 큰 의미에서는 암환자에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건양대병원은 5일 11시 30분 권선택 대전시장, 김희수 건양대 총장, 최원준 병원장을 비롯한 5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인공지능 암 진료실’ 개소식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