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여자 ‘00녀 시리즈’ 후끈

2006-09-12      
명품만 걸치는 ‘된장녀’ , 저기 시간 있나요 ‘저기녀’ , 거리응원 후 청소 ‘치우녀’ 사이버 공간 핫 이슈로

지금 인터넷 세상에서는 ‘00녀 시리즈’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명품만 걸치는 여자를 비꼬는 일명 ‘된장녀’와 월드컵 당시 거리 응원하는 여성의 모습이 게임 캐릭터 엘프와 흡사하다는 ‘엘프녀’, 거리응원이 끝나고 정성스레 청소하는 ‘치우녀’, 노래에 맞춰 온몸을 떠는 춤의 ‘떨녀’ 등 얼핏 들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신조어들로 여성을 비하시키고 있다.

최근 크게 이슈가 된 것은 당연 ‘된장녀’다. ‘된장녀’란 외국 고급 명품이나 문화를 좇아 허영심이 가득 찬 생활로 일관하여 정체성을 잃은 여성을 비하한 말이다. 한 포털 사이트 여성 게시판에 어느 네티즌이 남기고 간 ‘된장녀의 하루’라는 게시물이 시발점이 되었다. ‘된장녀’는 비싼 헤어 제품과 메이커 의류만 고집한다. 과소비와 문화적 허영을 지적한 것이다.

또 ‘5분 대기녀’가 있다. 최근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갈 뻔한 버스를 인근 부대 ‘5분 대기조’가 출동해 구조한 일이 한 포털 사이트에 뉴스로 게재된 게 발단이 되었다. 이 기사의 댓글에 한 네티즌이 “(군인들은)국민 세금으로 공짜로 놀고먹으면서 이 정도는 해야 당연한 거죠. 지금 생색내시려는 건가요?”, “군대 밥값만 절약해도 우리나라 공교육이 바로 서고 복지에도 돈을 쓸 수 있다”라는 말을 남긴 것. 이에 대해 모든 네티즌들이 반발하면서 이 여성에 대한 공격이 시작됐고 이게 이슈가 되었다.

‘저기녀’도 있다. ‘저기녀’란 길거리에서 처음 보는 남자에게 “저기요… 시간 있으세요?”라고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한 여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저기녀 헌팅 성공기’라는 게시물을 통해 확산됐다. 잘생긴 외모의 남자와 연예를 과감히 시도한다는 의미로 최근 대학가에서 ‘저기녀 신드롬’을 낳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간석동녀’도 화제다. 피서철을 맞아 한 방송사의 해수욕장 현장 보도 중 “해수욕을 와서 참 좋다”라는 짧은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인천간석동녀’는 예쁜 외모로 인해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얻었는데 화면에 ‘인천시 간석동’이라는 거주지를 밝힌 자막이 나와 붙여진 말이다.

이렇듯 ‘OO녀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뛰어난 외모로. 혹은 비난받을만한 특정 행동으로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이들이 화제가 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 최근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 보급을 타고 정확한 출처와 설명 없이 특정사실이 개인의 의견이나 기준에 의해 변형·왜곡되어 전달되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정보가 그대로 노출돼 정신적 피해는 물론 일상생활에서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이슈가 터지면 네티즌들이 집단적으로 모여들어 논쟁을 벌이고 확대 재생산하는 인터넷 문화는 분명 달라져야 한다. <경남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