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협회 경기도 회장, 정치권 로비의혹 파문
2006-09-12
수원지검은 최근 한 제보자로부터 박 회장의 로비의혹이 담긴 A4용지 7장 분량의 녹취록을 전달받고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고 5일 밝혔다. 녹취록에 따르면 박 회장이 지난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내 기초단체장 후보들에게 협회자금으로 500만원 이상씩 6,000만원 상당을 건넸으며 박 회장이 지난해 연말 개인자금으로 지역 국회의원 3명(한나라당 2명, 열린우리당 1명)에게도 1억3,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돼있다.
녹취록에는 국회의원의 실명이 거론됐으나 돈을 건넨 기초단체장 후보자들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 녹취록은 지난 7월 수원의 한 식당에서 박 회장과 전문건설협회 도회 부회장, 2명의 운영위원들이 만나 나눈 이야기를 녹음해 이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회장은 지난 2004년 취임 후 재임기간 동안 대한전문건설협회로부터 지원받은 지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녹취록을 토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기에 앞서 지난 4일 식당에 있던 4명 중 1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했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검찰은 조만간 녹취록 제보자 등 관련자를 소환해 녹취록 내용과 관련한 사항 등에 대해 확인 작업을 벌이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당장은 녹취록에 거론된 국회의원들을 소환할 계획은 없지만 수사과정에서 로비성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가 포착될 경우 관련 기초단체장과 3명의 국회의원을 소환할 계획이다.
그러나 검찰은 박 회장이 협회자금을 횡령한 데 대해 변명하는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말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녹취록에 거론된 국회의원 3명 가운데 2명은 박 회장이 개인 명의로 후원금을 낸적은 있지만 만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으며 또 다른 의원은 일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못박았다. <경기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