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비서 출신 의원들 동교동 방문 전격 취소

2003-08-21      
화려한 영화는 갔는가. 동교동계 의원들이 한숨을 쉬고 있다. 동교동계의 맏형인 권노갑 전고문이 현대 비자금 사건으로 전격 구속되자 한숨의 강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자신들이 주군으로 섬겼던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 동교동계는 입버릇처럼 ‘문민정부의 민주계처럼 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왔다. 동교동계 한 의원은 “김영삼 정부 때 민주계가 어떤 길을 걸었는지 잘 알기 때문에 동교동계는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동교동계의 바람이 초라해지고 있다.

동교동계가 잇단 수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간 동교동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푸념도 나온다. 최근 동교동계는 주군으로 모셨던 김대중 전대통령을 방문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최재승 의원을 중심으로 권노갑 한화갑 김옥두 윤철 설훈 의원 등 과거 DJ비서 출신들이 김 전대통령을 방문하려고 했다. 방문 일자는 지난 13일. 방문 명분은 DJ의 도쿄 납치 생환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계획마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김대중 전대통령을 방문하기로 한 바로 전날 권노갑 전고문이 긴급 체포됐기 때문이다. 권 전고문이 검찰에 체포되자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하려고 한 계획은 무기 연기됐다. 주군인 김 전대통령도 마음대로 방문하지 못하는 동교동계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다.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