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 거장과 여신들의 향연

서양의 ‘아카데미’, ‘칸’…동양의 BIFF!

2011-10-17     이창환 기자

자타공인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부상한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지난 6일부터 8일 간의 장정에 돌입했다. 70개국에서 온 307편의 영화들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규모와 가치를 한층 높여줬고 월드스타들은 레드카펫을 통해 영화제를 빛냈다. 특히 여배우들의 드레스 패션은 매번 실시간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할 정도를 이슈가 됐다. ‘마이웨이’ 등의 국내 대작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를 홍보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기본적으로 ‘아시아 영화’, ‘아시아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프랑스, 호주 출신 유명 인사들의 참여로 전 세계를 아우르는 영화제가 되고 있다. 부산 시민들을 비롯한 국내외 영화팬들은 36개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저예산, 상업, 독립, 컬트, 작가주의 영화의 장르적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 훨씬 전부터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 준비로 대중과 영화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었다.

프로그램은 ‘한국영화의 오늘’, ‘한국영화의 회고전’등 국내 영화사를 세계에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 ‘아시아 영화의 창’, ‘월드 시네마’, ‘와이드 앵글’ 등 세계 영화의 흐름을 짚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부분에서 최고 영화를 가리는 어워드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뉴커런츠상’(영화 ‘파수꾼’의 윤성현, ‘무산일기’의 박정범 감독 수상)’, ‘넷팩상’(영화 ‘두만강’의 장률 감독 수상),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무산일기’의 박정범 수상), ‘KNN관객상’,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 등은 각자의 영역에서 이룬 진취적인 성과를 토대로 수여한다. 그중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은 아시아권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 올해는 서극 감독이 영광을 안았다.

프랑스의 영화 전문지로부터 ‘영화의 얼굴을 바꾼 시네아스트’라는 호칭을 받은 서극 감독은 홍콩 뉴웨이브의 선구자로 흥행 역사를 새롭게 쓴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서극 감독은 ‘영웅본색’, ‘천녀유혼’, ‘황비홍’ 등 국내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영화의 제작자로도 유명하다.

국제영화제는 그해 어떤 월드스타가 방문하느냐에 따라 영화인들은 물론 연예계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흥행을 뒷받침한 ‘주요게스트’는 뤽 베송, 이자벨 위페르, 정소동, 오다기리 조, 이와이 슈운지 등 26명. 뤽 베송은 영화 ‘레옹’, ‘그랑 블루’로 감독의 정점에 도달 했던 인물이며 이자벨 위페르는 부산국제영화제 특별전시 ‘이자벨 위페르 위대한 그녀’의 장본인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자벨 위페르의 업적이 담겨 있는 초상 110점을 선보였다.


패션과 항구의 부산, 8일간 영화의 도시로

지금까지의 내용들이 부산국제영화제의 핵심이긴 하지만 영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들에게 영화제의 가장 큰 볼거리는 ‘레드카펫’ 행사다. 아름다운 여배우들의 섹시한 드레스를 구경할 수 있는 자리기 때문. 레드카펫 행사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시작한 직후부터 상위 검색 키워드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올해 가장 과감한 드레스를 선보인 배우는 오인혜다.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의 주연 자격으로 초대 받은 오인혜는 가슴이 훤히 드러나는 붉은 드레스를 입고 레트카펫에 등장해 좌중을 압도했다. 수십 개 이상의 연예 뉴스를 양산한 것은 물론 외국 패션사이트에까지 소개될 정도였다.

네티즌 역시 “민망하고 아찔할 정도의 수위다”, “비키니에 비할 바가 아니다”, “너무 아름답다”등의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오인혜의 드레스가 ‘선을 넘었다’라는 이유로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인혜는 솔직한 고백으로 대응했다. 그녀는 “신인이다 보니 영화제나 이런 것이 꿈이었다”며 “주목 받고 싶은 마음에 과한 욕심을 부렸다. 미워하지 말고 좋게 봐달라”고 전했다.

오인혜 외에 배우 이윤지, 박시연, 성유리의 드레스도 부산국제영화제의 화제였다. 이윤지는 검은색 드레스로 섹시함을 강조했고 박시연과 성유리는 화려하면서도 도발적인 느낌의 드레스로 입고 나와 매력을 발산했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야심차게 연출하고 한·일 국민배우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가 출연한 ‘마이웨이’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베일을 벗었다. ‘마이웨이’는 약 30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실화 전쟁영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제작발표회를 연 강 감독은 ‘마이웨이’가 전쟁물이면서도 휴먼영화임을 강조했다. 강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만든 후 다시는 전쟁 영화를 안하겠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욕심이 나 연출을 안 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다기리 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배우다. 출연 제의를 받아줘 기뻤다, 판빙빙의 경우 베이징에서 만났는데 일에 대한 자세가 열정적이고 똑똑한 배우여서 캐스팅했다”고 덧붙였다.

장동건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마이웨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장동건은 “배우는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큰 영화든 작은 영화든 연기를 하는데 차이점은 없다”고 전하면서도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영화의 경우에는 흥행이 잘돼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