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여의도 연구소장 내정에

2003-09-04      
“2000년 개혁공천 진두지휘 인물”‘물갈이론’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내홍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당 주변에선 때아닌 ‘윤여준 주의보’가 나돌고 있다. 윤 의원이 조만간 새 여의도연구소장에 선임될 것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최병렬 대표의 한 측근은 최근 “9월3일 이사회에서 최 대표가 이사장이 되고 윤 의원이 연구소장에 임명될 것”이라며 윤 의원의 선임을 기정사시화했다. 김영삼 정권 당시 재단 법인 형태로 출범한 여의도연구소의 이사장은 그동안 사무총장이 맡아왔지만 최근 대표가 맡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는 등 여의도연구소의 향후 위상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최 대표와 윤 의원은 모두 여의도연구소를 미국 공화당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헤리티지 재단같은 싱크탱크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하지만 윤 의원의 소장 선임 소식을 접한 중진들 대다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지난 2000년 4·13 총선을 앞두고 개혁공천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 바로 윤 의원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회창 총재의 측근으로 총선기획단장을 맡았던 윤 의원은 김윤환·이기택씨 등 중진급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켜 공천파동 단초를 제공한 주역이었다.따라서 중진들은 최근 소장파들을 중심으로 한 ‘물갈이론’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가뜩이나 신경이 쓰이는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윤 의원이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선임된다는 소식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선거전문가이자 기획통으로 통하는 윤 의원이 총선과 관련된 장단기 전략기획을 수립하는 등 막후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중진들은 측근들에게 ‘윤여준 주의보’를 발동해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