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소녀들이 말하는 걸 그룹 라이프, ‘지피 베이직’

“인터뷰 너무 신난다!”

2011-08-29     이창환 기자

16살과 14살 소녀가 뭉친 ‘지피 베이직’은 데뷔 한 지 1년이 갓 넘은 6인조 그룹이다. 가수가 된 것이 좋아 힘든 줄도 모르고 활동하고 있는 이 소녀들은 적극적인 답변과 깜찍한 리액션으로 인터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줬다. 리더 ‘레아’는 “웃고 수다 떠는 것이 제일 좋지만 무대 위에서는 성숙하고 힘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다”면서 함께 활동하는 멤버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인기 스타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싶다는 6명 소녀들의 연예계 생활담을 한 번 들어보자.


-먼저 각자 가진 닉네임의 의미와 ‘지피 베이직(GP Basic)’ 멤버가 된 과정을 말해주세요.

제이니: 이름이 엉뚱함과 발랄함이 섞인 제 성격을 보여주고 싶어서 제이니(Janey)란 이름이 짓게 됐어요. 저는 7살 때 연기를 시작했는데요.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도 함께 가지고 있었어요. 하고 싶은 게 많아서 다양한 활동을 하던 중 오디션을 통해 ‘지피 베이직’에 들어왔어요.

무이: 무이(Mooi)란 닉네임은 제 본명인 김무이에서 따왔어요. 예전에 드라마, 영화 쪽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데요. 꿈이 점점 가수로 바뀌어 지원하게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공연장을 자주 찾은 점도 가수가 될 수 있었던 힘이 된 것 같아요.

자이온: 자이온(Zion)은 성지의 언덕(시온 산)이라는 뜻인데요. 많은 이들에게 밝고 순수하게 다가가고 싶어서 지었어요. 어릴 때부터 가요프로그램을 정말 좋아했지만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어머니가 연기학원에 보낸 주신 덕분에 자신감을 얻고 나서 원래 하려던 가수 지망생으로 옮겨 간가죠.

에미트: 보석처럼 밝고 명랑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에미트(Amet)를 닉네임으로 선택했어요. 에미트란 아메시스트(Amethyst)라고 해서 자수정이란 뜻이거든요. 패션쇼 등에서 활동한 적이 있는데요.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에 관심이 많아 트레이닝도 받았죠. 그러던 중 ‘지피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한 오디션을 발견하게 됐어요.

레아: 외국에서 흔이 쓰이고 있는 여자 이름이 레아(Leah)라고 알고 있는데요. 듣기 좋아서 선택하게 된 것 같아요. 저도 다른 멤버들처럼 어릴 때부터 가수에 관심이 많았어요. 연습생을 거친 후 가수가 되고 싶어서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지피 베이직’ 멤버가 됐죠.

트리니티: 영화 ‘매트릭스’의 여주인공 이름이 트리니티(Trinity)잖아요.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줄이고 싶어서 붙인 닉네임이예요. 5살 때부터 연기활동을 경험했는데요, 커갈수록 춤과 노래의 관심이 많아졌어요. 열정을 그대로 둘 수 없어서 오디션 장을 찾아다녔죠.


-언제 모여서 연습을 시작했나요?

트리니티, 제이니: 초등학교 때 했으니까, 2008년이예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올 즈음 6명의 멤버들이 모여서 시작했죠.


-메인보컬, 서브보컬, 랩처럼 각자 파트가 다른데 언제 결정됐나요?

레아: 지난해 8월 데뷔하기 2달 전쯤에요. 맡은 파트가 앞으로 계속 고정되진 않아요. 2년 정도의 연습생 기간 동안에는 보컬과 랩, 춤을 전체적으로 연습했어요. 현재 파트는 작곡가 선생님이 정해줬고요.


-6명이 처음 모였을 때는 5명이 13살, 제이니 양은 11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떤 생각으로 연습했나요.

자이온: 물론 최고의 가수가 되기 위해 연습했죠. 고민상담도 서로 해주면서 돈독하게 지냈어요.


-자연스런 경쟁은 기본이고 다툴 때도 많을 텐데요.

무이, 레아: 다들 또래다보니까 사소한 것으로 다툴 때가 있어요.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툴 때도 있고요. 그런데 저희가 어려서 그런지 담아두지 않아요. 장난 식으로 얘기를 꺼내서 서로 풀어주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다퉜을 때도 왜 다퉜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걸 그룹이 참 많은데, ‘지피 베이직’ 만이 내세울 수 있는 매력은?

트리니티: 16살, 14살의 파릇파릇함과 신선함이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걸 그룹 선배들과 비교해도 열정과 끼가 뒤지지 않는 것 같아요.


-지난 8월 15일로 데뷔 1주년을 맞았는데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 있나요.

에미트: 지난해 말 막내 제이니가 나이제한으로 방송정지를 받았거든요. 많이 슬프고 아쉬웠어요. 그 때문에 제이미 없이 활동했던 곡 ‘I`ll Be There’가 뜻 깊었고요. 혜나(전 리더)의 탈퇴도 무척 아쉬웠죠. 하지만 무이가 새로 들어왔고 6명이서 다시 함께 활동 할 수 있게 돼 기뻤어요.


-지난해 말 활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컴백했는데, 어떻게 지냈나요.

트리니티: 실력을 더 쌓는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고요. 쇼 케이스를 위해서 일본을, 공연을 위해 중국을 다녀왔어요. 제이니의 중학교 입학식도 있었고요.


-학교생활과는 어떻게 병행하고 있나요?

제이니: (소속사와)계약된 상태이기는 하지만 학교 수업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연습실에 와서는 연습에 몰입해요. 방송 스케줄이 있는 날에는 스케줄에 열중합니다.

트리니티: 주로 오전에는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지피 베이직’ 활동을 해요. 사장님도 저희가 학교생활에 충실하기를 바라세요.


-학교 성적은 어때요?

제이니: 조,조,조 좋아요.

무이: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가수 활동으로 바쁘다 보니까 쉽지 않네요. 성적이 잘 안 올라요. 올라야 할 텐데.


-몇몇 아이돌은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자퇴 혹은 휴학을 선택하던데.

트리니티: 저희 소속사 대표님은 대학교 진학은 당연하게 생각하시고 대학원까지 생각하고 계셔요. 걱정입니다.


-친구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일 것 같은데요. 몇몇 말들 때문에 상처가 된 적도 있나요?

에미트: 부러운 시선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종종 비꼬는 친구들이 있어요. 상처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감을 더 가지려 해요.


-대중의 인지도도 적고 팬클럽 또한 크지 않은 신인인데, ‘안티 까페’가 있네요. 왜 생겼을까요?

무이: ‘최연소 걸 그룹’이란 특징이 결정적이었던 것 같아요. 데뷔때만 해도 초등학생 멤버가 있었으니까요. 저희를 질투하는 또래 여자애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요.

제이니: 안티카페 많죠.


-‘지피 엔터테인먼트’는 어떤 방향으로 ‘최연소 10대 걸 그룹’을 만들었나요?

자이온: 사장님은 방송활동을 시작하면서 경험을 쌓아보라고 하셨어요. 시행착오를 거치며 향상되는 모습이 보고 싶대요. 2년 정도 연습생 생활을 하긴 했지만 선배 걸 그룹에 비하면 기간이 짧은 것을 알고 있어요. 프로 생활을 한다고 해서 연습을 게을리 하지는 않아요.


-아직 국내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는데, 벌써부터 일본 활동을 추진하는 건가요?

레아: 일본에는 우리 또래의 걸 그룹이 많거든요. 그 점이 마음을 편하게 해줬던 것 같아요. 기대를 하지 않고 갔는데 많이 반겨줘서 감동 받았어요. 한국에서 느끼지 못한 사랑이었어요. 애초에는 쇼 케이스만 진행하려고 했는데 다른 방송도 하고 교포학교에서도 공연했어요. 걸 그룹 활동은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개방적이라는 느낌이 강했어요.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이 대세죠. 연기도 계획하고 있나요.

트리니티: 멤버 거의 다 연기 경력이 있어요. 물론 현재는 가수 활동에 전념하고 있지만 나중에 기회를 주신다면 도전해 보겠죠?


-데뷔 당시 ‘초중생들의 노출, 하이힐, 섹시 안무’에 대한 비판을 받았죠?

레아: 지난해 여름 ‘Game’란 곡으로 데뷔 했을 때 네티즌들의 지적과 악플이 있었어요. 사실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부터 조금은 예상했어요. ‘우리가 나이가 어린데 이래도 될까’ 갸우뚱 했거든요. 그래서 다음 곡을 낼 때는 노출을 삼갔어요. 힐 대신 워커와 운동화, 긴팔과 긴바지를 입었죠. 복장의 변화 때문에 그룹 색깔도 더 바뀌었어요. 같은 여자로서 선배 걸 그룹의 섹시한 의상이 부럽기는 해요. 저희도 20살이 되면 할 수 있겠죠.


-가수가 되기 전에 부모님과 갈등을 겪은 친구도 있나요

트리니티: 저희 부모님들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밀어주세요. 필요한 것을 얘기하면 지원도 해주세요.


-한창 많이 잘 나이인데 활동 하다보면 잠이 부족 하겠어요.

제이니: 새벽부터 모일 때는 피곤해요. 저는 집이 인천이고 트리니티 언니는 집이 수원이라서 좀 더 고생하는 것 같고요. 졸릴 때는 차량이동 시나 대기시간 때 자요. 막내라서 그런지 몰라도 제가 제일 많이 자고요.


-서로 누가 제일 예쁜지 얘기도 해봤나요? 인기가 제일 많은 멤버는?

무이: 트리니티요. 이번에 컴백한 ‘Jelly Pop’때 ‘마시마로(엽기토끼 캐릭터)’란 별명과 함께 팬이 많아진 것 같아요. 제이니는 원래 팬이 많았고요.

트리니티: 우선, 얼굴 예쁜 걸로 따지면 멤버 다 예쁘죠. 트리니티가 예쁘기는 하지만.

제이니: 다 예쁘죠. 제이니처럼.

자이온: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제가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저 빼고 다 예뻐요.

무이: 자이온은 남성적인 카리스마가 있어요. 잘 어울리고 멋있어요.

트리니티: 저 아직 할 말이 더 있어요. 중요한 거니까 한명씩 다 말해줄게요. 먼저 자이온은 이번 앨범에서 보이시한 매력으로 돌아왔고요. 무이는 섹시하면서 파워풀한 게 매력 이예요. 제이니는 말이 필요 없어요. 허스키한 보이스도 빠져들어요. 레아는 한국 또래 여자애들에게 없는 매력이 있어요. 유학파라서 그런가 봐요. 에미트는 큰 눈이 매력적 이예요.


-걸 그룹 멤버들의 성형 의혹이 자주 제기되잖아요. ‘지피 베이직’도 할 것 같나요?

자이온: 아직 어리기 때문에 진지하게 고민해 본적 없는 것 같아요. 얼굴도 더 변할 시기고 더 예뻐질 수 있는 기간이 많잖아요. 사장님도 성형에 대해 부정적이신 것 같아요.


-커서 닮고 싶은 선배는 누가 있나요? 외적인 이미지부터 실력까지.

트리니티: ‘2NE1(투애니원)’의 씨엘 선배를 존경해요. 라임과 목소리를 배우고 싶거든요. 또 씨엘 선배가 예쁘잖아요.

제이니: 최근 ‘슈퍼스타K 3’ 시사회를 다녀온 적이 있거든요. 거기서 평소 존경했던 윤미래 선배님을 봤어요. 너무 예뻤어요. 나중에 닮고 싶어요.

무이: 저는 쭉 보아선배를 존경하는 선배로 꼽았어요. 노래, 춤 다 잘하고 또 예쁘고.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잖아요.

에미트: 꼭 걸 그룹이지 않아도 되죠? 저는 눈빛이 매혹적인 여성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탤런트 박시연이 좋아요. 박시연 언니처럼 크면 좋겠어요.

레아: 저는 ‘2NE1'의 산다라박 선배요. 톡톡 튀는 매력이 너무 보기 좋아요.


-언제쯤 가요 프로그램 또는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할 것 같나요?

제이니, 레아: 어휴, 아직 한참 멀었어요. 성인이 되고 나서도 2~3년 지나서?


-끝으로, 정규 앨범은 언제 나오게 되나요.

트리니티: 미니 앨범이나 정규앨범은 내 후년에 나오지 않을까요. 내년까지는 한 곡씩 내면서 팬 층을 확대하려고요.

아직 대중들은 ‘지피 베이직’을 모르거나 ‘너무 이른 나이에 데뷔한 걸 그룹’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선은 멤버들에게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때로는 당차게 때로는 성실하게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소녀들을 보니, 이들의 인지도는 머지않아 쑥쑥 커갈 것 같다.

[이창환 기자] hojj@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