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졸업 후가 기대되는 ‘요정’과 ‘비주얼 가수’
박정현 김범수의 무대 매너와 가창력, 드디어 인기로 연결되다
2011-08-08 이창환 기자
[이창환 기자] MBC 예능 프로그램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주역 박정현과 김범수가 이달 14일 공연을 끝으로 나가수를 ‘명예졸업’한다. ‘나가수’ 제작진은 박정현 김범수 YB(보컬 윤도현)를 대상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명예졸업은 총 7라운드에 걸쳐 생존한 가수들이 명예롭게 하차 하도록 만든 제도다. 새로운 가수들의 출연 기회 제공이라는 의미도 있다. 박정현 김범수 YB는 ‘나가수’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박정현과 김범수는 실력과 반비례했던 인지도와 인기를 ‘나가수’를 통해 끌어올렸다. 박정현과 김범수의 ‘나가수’ 활약상과 올해 계획을 들여다봤다.
지난달 31일 ‘나가수’는 명예졸업제도를 처음 시청자들에게 공개했다. 첫 회부터 경연에서 살아남아 꾸준한 활약을 펼친 가수들이 명예롭게 자리를 양보하도록 만든 것이다. 대상자는 박정현, 김범수, YB다.
박정현은 ‘나가수’에서 총 3회 1위를 차지했다. 박정현은 첫 무대에서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김범수와 YB는 2회에 걸쳐 1위를 했다.
셋 다 중위권에 머물거나 7위를 한 적도 있지만 걸출한 실력으로 뒤집기에 성공해 오랫동안 경연에서 살아남았다.
YB 역시 ‘나가수’를 통해 전성기의 재현과 밴드 음악의 부활을 예고했지만 ‘나가수’의 최대 수혜자는 박정현과 김범수였다. 그리고 ‘나가수’는 박정현과 김범수 덕분에 임재범의 탈퇴로 주춤했던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박정현과 김범수는 8명 이상의 가수들이 합류와 하차를 거듭할 동안 점점 무대를 즐기면서 소통하는 법을 터득했고 관객들은 두 사람의 변신을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지난달 24일 조수미의 ‘나 가거든’으로 1위를 차지한 박정현은 ‘나가수’ 출연진 중 가장 상위권에 여러 번 오른 가수다. 박정현은 자신의 음색을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줬다.
박정현, 김범수 없는 ‘나가수’ 상상 못해
박정현의 변신은 지난달 31일 ‘나가수’ 경연때 최고조에 달했다. 이날 이정선의 ‘우연히’를 부른 박정현은 아는 사람이 드문 곡을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독성 강한 편곡과 헤드뱅잉까지 하는 무대 퍼포먼스로 관객을 압도 했다. 박정현의 음악적 역량을 확인 할 수 있던 자리였다.
김범수는 내지르는 창법 위주의 가창력 대결이 될 뻔한 ‘나가수’에 다양성과 재미를 안겨준 가수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달 24일 ‘나가수’에서 김범수는 구창모의 ‘희나리’를 통해 시청자들은 물론 동료 가수들 마저 놀라게 했다. 김범수는 ‘희나리’ 중반 부분에 일렉트로닉 사운드, 야광댄스, 구준엽의 클럽댄스 등을 가미시켰다. 이 같은 실험에 무대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회를 거듭할수록 노련해지는 김범수의 볼거리 충만한 무대는 그를 ‘나가수’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데뷔 후 처음 누리는 인기 때문에 박정현과 김범수는 각각 14년, 13년 만에 첫 CF를 찍었다. 박정현은 음료수 광고, 김범수는 자동차그룹의 캠페인 광고다. 그중 박정현은 많은 기업들에게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정현의 소속사 측은 “CF 제의가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친환경 유기농 생리대의 모델로 나선 것을 비롯해 CF에서 자주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장르 섭렵 발라드 가수 이미지 탈피
김범수는 ‘나가수’로 얻은 인기를 전국투어 콘서트로 옮겼다. 김범수 측은 “연말까지 전국투어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나가수’ 경연 곡을 비롯한 파격적인 댄스, 다양한 쇼를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겟 올라잇 쇼-내가 범수다’라는 제목의 김범수 콘서트는 다음달 20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처음 열릴 예정이다.
‘나가수’로 두 사람이 ‘스타’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로부터 ‘나가수’가 얻은 소득도 크다. 먼저 박정현은 MBC ‘무한도전-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밀렸던 ‘나가수’ 음원의 인기를 되찾게 해준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말 박정현은 자신이 부른 ‘나 가거든’으로 ‘멜론’, ‘도시락’, ‘엠넷’, ‘벅스뮤직’, ‘소리바다’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이돌 음악과 ‘무한도전-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의 공세를 잠재운 성과였다.
김범수는 ‘희나리’로 ‘나가수’의 시청률을 폭발적으로 상승시켰다. 지난달 24일 ‘나가수’는 예능 코너별 시청률에서 전국기준 17.6%를 기록했다. 특히 김범수의 ‘희나리’ 경연에서는 시청률이 26.7%까지 올라갔다.
한편 박정현과 김범수는 ‘나가수’에서 쌓은 친분을 바탕으로 지난달 26일 듀엣 곡을 불렀다. 두 사람은 프로듀서 황세준 황성제 황찬희가 만든 ‘황 프로젝트’에 참여해 멋진 하모니를 선사했다. 김범수는 박정현과의 듀엣 작업을 기뻐하면서 자신의 트위터에 ‘꿈에 그리던 정현 누나와의 듀엣’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대중성 없는 가수, 얼굴 없는 가수에서 인기스타로 발돋움한 박정현 김범수. 무명 아닌 무명생활을 접고 크게 비상하는 모습을 기대해보자.
hojj@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