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이트 김규리 ‘평양 처녀’로 완벽 변신

“윤계상과 키스신 진짜 고문이었다”

2011-06-21     최수아 기자

[최수아 기자]= 배우 김규리가 평양 처녀로 완벽 변신했다. 영화 ‘풍산개’서 북한 여자 ‘인옥’ 역으로 등장, 뛰어난 북한 사투리는 물론 수수한 옷차림에 민낯까지 이색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특히나 탄탄한 연기력으로 영화 속 홍일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 영화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치명적인 사랑의 감정이 돋보이는 그녀의 목숨을 건 ‘희대의 남북 삼각관계’, 그 애절한 연기가 올 여름 극장가를 멜로의 향기로 가득 채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두 남자의 맹목적인 사랑 동시에 받고 싶었다.”

배우 김규리가 ‘풍산개’에 출연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지난 13일 열린 영화 ‘풍산개’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그녀는 “좋은 의도를 가진 영화였기에 참여하게 됐다”며 “솔직히 말하자면 두 남자의 사랑을 받으면서 실생활과 비교해 대리만족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풍산개’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 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주인공(윤계상 분)이 북한에서 망명한 고위층 간부의 여자를 배달하라는 미션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분단드라마로, 그녀는 극중 북한에서 망명한 고위층 간부의 애인 ‘인옥’ 역을 맡았다. 배달부에 의해 3시간 만에 평양에서 남으로 내려오지만, 그 과정에서 배달부에게 왠지 모를 연민과 애정을 갖게 되는 인물이다.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당시 단막극과 영화에 출연하고 있었다. 크랭크인이 얼마 남지 않아 ‘풍산개’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시나리오가 좋았고 전재홍 감독의 첫 작품을 고사한 적이 있어 계속 감독님을 지켜보고 있었다.”


“피부 좋아 민낯 걱정 없다”

특히나 노 개런티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예산이 부족해 촬영이 어려워짐을 알고 흔쾌히 동참했다고. 그렇다보니 30일 동안 25회차 촬영을 강행, 발톱이 빠지는 등 부상이 잇달았다.

“영화는 25회차였지만 마치 50회차를 찍는 기분이었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부상과 배고픔 때문에 힘들었다. 하지만 힘들고 열심히 촬영한 만큼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탈북하는 과정에서 민낯을 드러내는 일은 기본, 맨 몸에 진흙을 바른 채 물 속에 뛰어드는 등 몸을 아끼지 않았다.

“민낯은 워낙 피부가 좋아서 걱정 없었다. 과거 임권택 감독님이 나는 화장 안 한 얼굴이 더 낫다고 하셨다.”

더욱이 이틀 만에 북한 사투리를 익혀야하는 상황이라 걱정이 앞섰다.

“크랭크인 13일 전에 캐스팅 됐고 당시 다른 단막극과 영화 촬영을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북한 사투리 준비를 하기엔 2일 밖에 시간이 없었다. 더구나 제작비가 많지 않아서 독학을 했다. 북한 여성이 많이 나오는 영화를 찾아서 봤고, 감독님이 직접 평양말을 녹음한 테이프를 주셔서 열심히 연습했다. 시간이 더 많았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


“양파 먹고 키스신 찍어”

상대배우 윤계상과의 고문 키스는 연일 화제. 북한 간첩단에게 붙잡힌 ‘배달부’ 윤계상과 ‘인옥’이 처음으로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며 뜨거운 키스를 나누는 장면으로, 두 사람은 북한 간첩단이 바로 앞에서 총을 들이대고 있음에도 굴하지 않고 절실한 감정을 그대로 담아냈다.

“거칠거칠한 계상씨의 수염 때문에 키스신을 찍은 후 일주일가량 얼굴이 붉어져서 다녔던 기억이 난다. 여성과 키스하고 싶은 남성분들은 과감하게 수염을 미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내가 키스신 전에 배가 무척 고파서 생선과 양파를 많이 먹었다. 계상씨는 그것 때문에 고문이었을 것이다.”

한편 김기덕 감독이 직접 제작과 각본을 맡고 신예 전재홍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풍산개’는 6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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