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럽은 POP? 우리는 K-POP!
K-POP, 한류의 최전방에 서서 유럽문화 잠식
2011-06-21 이창환 기자
[이창환 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한 번의 프랑스 콘서트로 유럽에서의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주 프랑스 대사관의 도움으로 열린 이번 콘서트는 1만4000석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국내 연예기획사 관계자,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인기다. 프랑스 언론과 일본 언론 등은 “K-POP이 한류의 선두주자가 되고 있다”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에 다른 대형 기획사들도 유럽, 북미, 남미 등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걸쳐 펼쳐진 ‘SM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인 파리’는 유럽에서 최초로 열린 한국 연예기획사의 대형 콘서트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f(x) 등 SM 소속가수들이 주축이 되어 화려한 퍼포먼스와 가창력을 선보였다. 수천 명의 유럽 팬들은 이들의 입국 모습을 보기위해 공항을 찾아 일제히 태극기와 한글로 써진 플랜카드를 들고 국내 아이돌 가수들을 뜨겁게 맞았다.
콘서트의 열기는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한류가 정착된 아시아 또는 국내 못지않은 열기가 파리를 가득 채웠다. 국내 아이돌 가수들이 ‘쏘리쏘리’, ‘훗’, ‘루시퍼’, ‘피노키오’등의 히트곡을 부를 때마다 콘서트를 찾은 1만4000명의 팬들은 함성과 환호로 대답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 팬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춤과 노래를 따라 하거나 한국 팬클럽 방식으로 응원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콘서트에 참여했다. 멤버들의 사진과 이름이 담긴 플랜카드나 자국기를 들고 응원하는 모습은 K-POP의 세계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국가도 영국, 스페인, 핀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벨기에 등 다양했다.
이에 보답하듯 슈퍼주니어는 비욘세, 레이디 가가를 패러디한 무대로 색다른 재미를 안겼고 샤이니의 온유는 오페라 ‘투란도트’를 불러 수준 높은 가창력을 뽐냈다.
한글 가수명도 이제는 세계적
SM과 함께 이번 콘서트를 추진한 박홍신 주 프랑스 대사는 “콘서트 관람료를 30유료에서 58~100유로로 바꿨는데도 티켓이 10여 분 만에 매진 됐다”면서 뜨거운 열기를 전했다. 또 “일부 시민들은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공연연장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SM측도 처음에는 박 대사의 요청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가 주 프랑스 대사관의 행정적 지원, 경비 지원에 힘입어 콘서트 유치를 결정했다.
프랑스에서의 K-POP인기는 예사롭지 않았다. 프랑스 클럽들은 정기적으로 K-POP 파티를 열면서 K-POP을 사랑하는 수백 명의 젊은이들을 맞이했다. 클럽을 찾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유투브 등을 통해 수년 전부터 K-POP을 즐기고 있었다.
이를 두고 프랑스 및 유럽 내 한류 현상을 연구해온 홍석경 보르도대 교수는 “한류의 장점은 ‘믹스 미디어’에 있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유럽은 춤과 노래, 연기와 개그 등의 역할이 분명히 구분돼 있는 곳”이라며 “한국 가수들의 만능 엔터네이너적 성향은 유럽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감과 동시에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분석이다.
연예기획사도 예상 못한 K-POP인기
이번 프랑스 콘서트의 성공은 SM,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의 활발한 해외 진출에도 큰 효과를 발휘했다.
콘서트 참가 가수들은 “유럽에서의 인기를 확신할 수 없어 반신반의 했지만 지금은 뜻 깊은 경험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우리가 이번 콘서트를 새롭게 여기듯 그들도 우리 음악을 유럽에서 접하지 못한 새로운 문화로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그중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백인, 흑인, 중남미 인들과 함께한 지난해 9월 LA콘서트가 생각났다”면서 “K-POP의 위상과 인기를 새롭게 알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제 K-POP은 유럽에 이어 중남미를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아르헨티나에서는 오는 9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고 중남미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제2회 중남미 K―POP 경연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1회 대회에 비해 참가팀과 인원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참가국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페루, 에콰도르, 파라과이, 칠레 등이다.
이종률 한국문화원 원장은 “K―POP을 중심으로 하는 한류가 유튜브 등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라면서 “‘중남미 K―POP 경연대회’가 라틴 한류의 진원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세계인들은 ‘한류’하면 K-POP을 떠올렸다. 한국 여행을 같이 하고 싶은 스타로는 슈퍼주니어, 빅뱅, JYJ, 동방신기, 소녀시대를 꼽았다.
국내에서는 아이돌 문화에 대해 “어린 소년 소녀를 상품화하고 있으며 성형수술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비판도 많지만 국내 기획사만의 교육과 기획력은 K-POP을 세계로 뻗어나가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hojj@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