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노래하는 임재범, ‘나가수’ 통해 화려하게 부활
명가수는 헤드폰을 가리지 않는다
2011-05-16 이창환 기자
[이창환 기자]= 가수 임재범이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열풍을 불어넣고 있다. 출연 과정부터 화제를 몰고 온 임재범은 무대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데뷔 후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8일 임재범은 공연 직후 바로 병원으로 갈 만큼 몸이 좋지 않았음에도 남진의 ‘빈잔’을 열창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 출연 이후 3시간 이상 자 본 적이 없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시청자들은 “노래를 통해 임재범의 인생이 전달되는 것 같아 감동적이다”라며 큰 호응을 나타냈다.
임재범은 2000년 발표한 히트곡 ‘너를 위해’로 출연시작부터 ‘사전 인지도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임재범은 “살다보면 누군가를 위해 떠날 수 있는 날이 올 것 같다”며 ‘너를 위해’ 가사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임재범은 암투병 중인 아내와 어린 딸을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는 사연에 시청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샀다. 그동안 겪어왔던 심경을 방송을 통해 담담히 고백하는데서 노래 외적인 감동을 받았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임재범은 두번째로 나가수에 출연해 첫 회를 통해 보여줬던 의지를 노래로 전달했다.
이날 임재범은 첫번째 순서로 무대에 나서 남진의 ‘빈잔’을 한국 전통의 소리가 깃든 록음악으로 편곡해 열창했다. 큰북을 동원한 무대 구성과 강렬한 록 사운드는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고 다른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아내와 딸을 위해 노래해
‘나가수’의 자문위원인 장기호 서울예술대학 교수는 “이 정도 퀄리티라면 외국 시장에 충분히 들고 나갈 수 있다”며 “임재범의 색깔과 북소리가 극대화된 무대”라고 극찬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소화하기에는 다소 무거운 편곡이었던 것 같다”, “임재범의 대중적인 매력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나타 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무대였다”는 평을 내렸다.
공연 반응에 대해 임재범 측은 “예술성과 대중성은 모두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청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노래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재범은 ‘나가수’에 출연한 이후 음반 녹음과 행사 등을 모두 중단할 정도로 매진하고 있다. 자신에게 오는 세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의욕과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임재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그가 썼던 헤드폰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방송 때 임재범이 착용한 헤드폰이 지금은 단종 된 2~3만 원대의 저가 헤드폰이었다는 게 이유였다.
AKG사의 ‘akg-k24p’모델인 이 헤드폰을 오래 쓴 탓인지 귀를 감싸는 부분의 솜이 떨어져 나가 있었다.
이를 본 한 네티즌은 “경제적으로 힘들었다는 임재범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차가 없어 어린 딸과 놀이공원을 버스로 다녀올 수밖에 없었다는 임재범의 말이 생각난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음향기기의 정의 다시 내려
이는 곧 대다수 네티즌들의 열렬한 응원으로 번졌다. 솜씨 나쁜 대장장이가 연장 탓을 하는 것처럼 임재범의 헤드폰을 보면 ‘명가수는 헤드폰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난다는 것이다.
음악감상 기기에 관심이 있는 이들 역시 임재범의 헤드폰을 거론하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가수’에 출연한 다른 가수들의 음악감상 기기들과 크게 비교됐기 때문이다.
가수들은 대부분 단순한 음악 감상용 이상의 이어폰, 헤드폰을 사용한다. 무대에서 자신의 목소리나 악기 소리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세밀한 부품과 기술이 접목되기 때문에 가격도 매우 비싸다. 일반적으로 양산하는 이어폰과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음악감상 기기에 관심이 있는 네티즌은 “음악 감상을 좋아하는 이들은 20~30만 원대의 이어폰, 30만 원대의 헤드폰을 주로 사용한다”면서 “당연히 가수들은 일반인들보다 고가의 장비를 사용할 줄 알았는 데 의외였다”고 말했다.
헤드폰 하나로 이슈가 만들어 질 만큼 뜨거워지고 있는 임재범 신드롬. 그 열풍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그의 다음 무대가 벌써부터 기다려 진다.
hojj@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