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김윤석·하정우’ 트리오의 잔혹 리얼리즘 ‘황해’
더 독해져서 돌아온 흥행불패 신화
2010-12-28 기자
한국 스릴러 영화의 신화를 다시 쓴 영화 ‘추격자’의 트리오 나홍진 감독과 김윤석, 하정우의 신작 ‘황해’가 개봉 첫날 13만 명을 동원하며, 또 한 번의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스케일은 더욱 커졌고, ‘추격자’를 뛰어넘는 탄탄한 스토리로 연일 뜨거운 호평이 쏟아지면서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2시간 40분 가까이 되는 긴 러닝타임 에도 불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과 두 배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소름을 돋게 할 만큼 안정적이다. 또 입체 사운드를 적절히 배합해 최고의 스릴을 안겨준다.
나홍진 감독은 지난 12월 20일 서울 강남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작품에 들어가면서 ‘추격자’ 생각을 많이 해 부담이 컸다. 어떤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다가 이를 키워나가면서 이 영화는 전작을 고민 안 해도 되는 영화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진행해 나갔다”고 밝혔다. 그래도 “모든 면에서 추격자보다 나아야겠다는 강박이 있었던 것 같다”며 “매순간 추격자보다 뛰어나려 했고, 집중하려 했으며, 더 잘 해내려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김윤석과 하정우도 ‘추격자’와 비슷한 점은 없다고 강조했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힘들게 촬영했음에도 나 감독과 함께 작업한 기쁨을 기억했다.
김윤석은 “감독과의 작업은 발을 푹 담가 잠수까지 해야 리듬을 맞춰나갈 정도”라며 “이 영화에 빠졌다면 약이 올랐을 것 같다”고 자부했다. 물론 “저 모습으로 1년 동안 살아야겠다는 것, 가족과 식사하고 아이를 유치원 보내야 한다는 슬픔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정우는 “(내 배역인) 구남에게는 어떤 옷도 안 어울리고, 기분 전환하려 해도 전환이 안 돼 여기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다”면서 “또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대역을 써도 되는 장면에 내가 굳이 왜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특히 많이 달렸다. “추격자 때는 에어가 없는 깔창 운동화로 뛰었다면 이번엔 에어가 있어서 조금 수월했다”면서 “100배 정도 뛰었던 것 같다. 축구하는데 많은 분들이 놀랐다. 스피드가 좋아졌다고들 하더라. 허벅지도 굵어짐을 느꼈다”며 웃었다.
김윤석은 “족발뼈로 사람을 때릴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스펀지로 만든 가짜였지만 잡았을 때 그립감이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한 두 사람 정도 해치우고, 다른 무기를 쓰려고 했는데 이 족발뼈로 두 세 사람 더 해치울 수 있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힘든 작업이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나 감독과 다음 작품도 하고 싶다는 김윤석은 “나이가 많이 들수록 체력적 한계를 느끼니 다음 작품을 하게 되면 빨리 해야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하정우도 “언제든 또 다른 제의가 오면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하고픈 마음”이라고 입을 모아 향후 이들 트리오의 세 번째 작품을 기대케 했다.
영화 ‘황해’는 빚을 갚기 위한 청부살인을 의뢰받은 중국 옌벤의 구남(하정우)이 황해를 건너지만, 살인 누명을 쓴 채 쫓기면서 벌어지는 절박한 사투를 담은 영화로, 한 남자의 처절한 인생을 담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