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로 끝난 ‘HK 연대론’
2007-08-29 김승현
지난 2003년 봄, 차기 대권과 관련 정치권에서 ‘HK 연대론’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으로 지자체장을 맡고 있던 손학규 경기지사와 김혁규 경남지사가 연대해 차기 대권에 나서면 필승할 것이라는 게 주장의 핵심이었다.
두 사람은 영문 이니셜이 일치하는데다 지자체장, 클린 이미지, 경제 중시 등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영삼 전대통령 밑에서 정치 수업을 쌓았다는 점도 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만들었다.
하지만 HK 연대론은 1년도 지속되지 못했다. 2003년 말 김 전의원은 지사직을 사퇴하고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열린우리당호에 몸을 실었다. 이에 반해 손 전지사는 지난해 임기를 마친 뒤 한나라당 경선 도전에 나섰다.
손 전 지사의 지난 3월 탈당으로 두사람은 다시 ‘범여권호’에서 만나는 듯 했다. 하지만 김 전의원은 끝내 신당행을 거부했고 그 근저에는 ‘손학규 사당화’라
는 불만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손 전지사가 향후 ‘탈당 전력’과 관련 경쟁 후보들에게 몰매를 맞을 상황이 김 전의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범여권 주자들이 손 전지사의 탈당 경력을 문제삼자 손 전지사측의 우상호 의원은 “김 전의원도 과거 한나라당에 머물렀던 분인데 유독 손 전지사만 지적하는 것은 1위 후보에 대한 견제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의원측은 “세불리를 극복하지 못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전지사와 열린우리당 창당 정신을 지지해 지사직을 버리고 동참한 김 전의원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물귀신 작전’이라고 폄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