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꼬인 대국민 조작 이벤트

2010-11-02      기자

대한민국을 뒤흔들 대국민 사기사건의 전말이 공개된다.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영화 ‘부당거래’가 그 화려한 서막을 알리며 관객들 유혹에 나섰다. 대국민 조작이벤트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지독하게 나쁜 세 남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뛰어든 부당거래 현장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여기에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이 펼치는 필살기 삼파전은 스크린 가득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다가 승진을 조건으로 거래를 시작한 비열한 경찰 최철기. 그는 줄도 빽도 없지만 이제까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이 시대의 평범한 남자다. 하지만 꿍꿍이를 알 수없는 모호한 캐릭터. 황정민은 이에 착안, ‘무표정의 미학’ 필살기를 이용, 최절기로 완벽 변신했다. 대사보다는 표정 없는 얼굴로 최철기가 처한 상황과 심리를 오롯이 드러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영화가 끝날 때까지 최철기라는 캐릭터에 대해 호기심을 안겨준다.

류승범은 ‘대한민국 1%의 여유’라는 필살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그가 맡은 주양은 좋은 조건을 타고나 한 번도 고생을 겪어보지 않았지만 자신의 숨통을 조여 오는 협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다른 거래를 제안하는 교활한 검사다. 어린 나이에 권력을 거머쥔 주양은 최철기와의 정면 승부에서도 묘한 웃음을 보이며 여유 있는 모습을 잃지 않는다. 이에 류승범은 특유의 유연한 연기를 통해 모두가 떠올리는 검사 이미지에서 벗어난 새로운 대한민국 상위 1%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유해진의 필살기는 ‘지독한 생존본능’. 유해진이 연기한 장석구는 비주류를 거쳐 마침내 권력을 얻었지만 더 큰 먹이를 손에 넣기 위해 부당거래를 이용하는 악독한 스폰서다. 장르화 되어있는 그 어떠한 인물도 인간적으로 만드는 괴력을 가진 배우 유해진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그 어떠한 캐릭터보다도 비열하고 악독한 면모를 과시, 지독한 생존본능을 온 몸으로 연기했다. 눈빛 하나, 표정 하나만으로도 생존본능을 뿜어낸 유해진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극을 풍성하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배우’라고 극찬할 정도로 막강한 필살기를 선보인다.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pot.co.kr


영화정보

감 독 : 류승완
주 연 :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장 르 : 범죄·드라마
러닝 타임 : 11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