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함정에 빠진 박근혜를 지키자 대구를 뒤흔든 '탄핵 반대' 태극기 물결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로 보수세력 결집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대구부터 불어오는 ‘보수의 열풍’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6일 대구에서는 100여개의 보수단체 연합체인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운동(이하 탄기국)’ 주최로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광장에서 15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대구시민 태극기 집회’가 개최했다. 서울에서 시작된 ‘태극기 집회’가 지방에서도 들불처럼 일어났다. 언론들도 지방에서부터 불어오는 ‘보수의 열풍’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대통령 탄핵으로 위축된 보수세력이 ‘태극기 집회’로 다시 되살아 날수 있을까.
제11차 태극기 집회, 처음으로 유모차 부대 출동
JTBC 허위보도 주장 농성이 분위기 고조시켜
지난달 26일 개최된 ‘대구시민 태극기 집회’는 보수세력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다. 서울에 이어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일어난 집회인 만큼 보수세력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해 줬다는 평가다.
이날 집회에는 탄기국 권영회 회장을 비롯해 김진태·조원진 새누리당 국회의원, 정미홍 전 KBS아나운서, 최병국 해병대전우전국총연맹 총재, 유인상 새한국 상임대표, 성담스님 등이 참석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행사는 약 2시간가량의 연사 강연이 진행된 후 거리행진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거짓의 촛불을 태극기로 꺼 버리자’ ‘국정농단의 깃털은 최순실이고 몸통은 선동언론, 정치검찰(특검), 갑질 국회다’ 등의 주장을 외치며 행사를 이어갔다.
대구 집회는
박 대통령 지지 뜻
태극기 집회에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이유는 전날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당시 집회는 대구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집회에 모였다고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규재TV와 1시간가량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당초 박 대통령은 두 번째 기자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단독 인터뷰를 선택했다.
정규재TV와의 인터뷰는 대통령 측이 사전에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안건에 대해서는 일절 대답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으며 주요 쟁점 대신 탄핵을 촉발시킨 소문과 언론의 오보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주를 이뤘다.
박 대통령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지난달 26일 집회에는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인터뷰를 통해 진실을 알게 됐다며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 참석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탄핵 죄목이 직권남용이다 뇌물이다, 온갖 죄를 다 넣더니 헌재에서는 정작 그 죄목을 빼고 있다”며 “이게 무슨 애들 장난도 아니고 그러면 다시 탄핵절차를 밟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해졌다.
조원진 의원은 “저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막지 못한 죄인”이라며 “대통령을 옭아 넣기 위해 뇌물죄를 집어넣고 탄핵사유에도 없는 블랙리스트를 가지고 대통령을 엮으려 하는데 그것은 탄핵사유가 아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참가자들은 공식행사를 마친 뒤 거리행진을 통해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결정을 촉구하는 한편 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회관 점거
19일 째 지속
보수세력의 활동은 집회 뿐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일요서울 1187호 29면 [보수단체 한국방송회관 점거 왜? JTBC 태블릿PC 심의 즉각 시행 주장] 기사 내용처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있는 목동 방송회관에는 아직까지 보수단체 회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JTBC 태블릿PC 보도가 조작 방송인데 방심위는 왜 징계를 하지 않느냐’고 항의하고 있다.
방심위 내부 로비뿐만 아니라 건물 앞에도 천막을 치고 농성을 펼치고 있으며, ‘박효종 방심위원장은 빨갱이고 구속해야 한다’는 구호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회관 앞 보도블럭에는 ‘손석희 사형’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으며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농성은 6일 기준 19일이 지났다.
‘보수의 열풍’ 계속 이어져
탄기국은 지난 4일 오후 2시경 ‘제11차 탄핵기각을 위한 태극기 집회’를 서울 시청 앞 대한문에서 개최했다. 이들은 오는 25일이 대통령 취임 4주년, 국민총궐기의 날을 기념한다며 집회를 이어갔다.
집회에 앞서 지난 3일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박사모 홈페이지를 통해 “사상 최대의 유모차 부대가 출동한다”고 밝혔다. 또 홈페이지에는 한 유모차 어머니의 말이라며 “JTBC 손석희가 태블릿PC를 조작하고 허위 방송을 했다고 할 때만 해도 긴가민가했다. 그러나 유모차 엄마에게 15만 원씩 주고 동원했다는 말에는 치가 떨렸다”며 “나는 내 돈 내고 나갔다. 참을 수 없다. 4일(토) 태극기 집회에는 내 주변의 모든 유모차 엄마들에게 연락하여 함께 나가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4일 집회에는 JTBC를 집단 고소하겠다는 보수단체 회원, 박사모 등 100여개가 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석해 집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들은 참석자들에게 태극기 배지와 태극기, 태극기 스티커를 무료로 나눠주며 행사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