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잠룡들 표심 공략 '홍보전쟁' 대해부
‘자기소개 앱·SNS콜센터까지’… 잠룡들의 뜨거운 SNS 홍보전
2017-02-03 권녕찬 기자
이재명, ‘SNS콜센터’ 운영…文‧安도 적극 소통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돌연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판이 요동치는 가운데 나머지 주자들의 ‘민심 쟁탈전’이 뜨겁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을 통해 치열한 홍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안희정 충남지사는 최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우리희정이’를 만들어 젊은 층과 노년층을 아우르는 세대 통합형 전략에 나서고 있으며, ‘손가락혁명군’을 이끄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최근 ‘SNS 콜센터’를 개설하는 등 ‘소통왕’ 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SNS를 적극 활용하면서 유권자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SNS 등을 통한 홍보 경쟁은 야권 진영에서 치열하다. 최근 지지율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다크호스’ 안희정 지사는 젊은 층에는 참신한 마케팅으로, 보수층과 노년층에는 인지도 확장과 안정감을 심어주는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충남 엑소’ 안희정
앱 제작해 노년층 어필
안 지사는 설 연휴 직전엔 ‘우리희정이’ 어플을 선보여 어르신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이 어플은 안 지사를 능력·신의·통합·합리·충효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압축 소개하고 있다. 설 명절 기간에 노년층을 상대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젊은 세대가 부모 세대의 스마트폰에 어플을 설치해줌으로서 세대 간 스킨십을 높이자는 취지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설 명절이면 정치 문제로 부모님 혹은 가족과 싸운 경험이 있는데 안 지사는 세대와 지역, 그리고 이념에 상관없이 비호감도가 가장 낮은 정치인”이라며 “이에 착안해 설 명절에 가족이 함께 모였을 때 부모님에게 안희정을 소개하는 앱을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밝혔다.
어플에 대한 반응은 호평을 받았다는 게 안 지사 측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설에 부모님께 앱을 깔아주니 정치인 싫어하던 가족들도 안희정만큼은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분도 계시고, 가족들 핸드폰에 앱을 깔아주고 인증샷을 올리는 등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동영상이나 추가 소개 자료 또는 다른 SNS와 연동하는 기능도 추가해달라는 ‘민원’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 측에 따르면 이 어플의 다운로드 수는 지난 2일 기준 4000여 건이다. 어플을 포함해 다른 안 지사의 SNS는 재능기부자들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정책 수렴해 ‘공약화’ 적극
이재명 시장은 대선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SNS 군대’(손가락혁명군)를 보유할 정도로 SNS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손가혁’은 SNS상에서의 자발적 지지자 모임으로, 인원은 약 7000명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지지자들이 ‘손가혁 어플’을 따로 만들 만큼 이 시장에 대한 충성도는 높은 편이다.
이 시장은 SNS를 왜곡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인 동시에 ‘홍보수단이자 무기’라고 규정한다. 눈에 띄는 점은 과거 그는 SNS를 홍보 수단이나 무기로 주로 사용했다면, 최근에는 민원 접수를 통해 정책으로 환원, ‘공약’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의 ‘체불임금’, ‘열정페이’, ‘워킹맘 직장 내 차별’ 등 이른바 ‘작살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 시장이 ‘열정 페이’ 관련 피해 사례 접수를 받는다고 알린 뒤 하루 만에 500여 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시장은 이를 노동자·청년·여성들이 겪는 대한민국의 적폐 중 하나라 보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이재명SNS콜센터’라는 공식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시장의 각 SNS 계정에 접수되는 민원을 한 번에 모아 볼 수 있는 ‘민원 통합 관리 사이트’다. 시민들이 직접 어떤 민원을 제기했고, 그 민원에 대한 접수·처리 결과를 평균 5시간 내 확인할 수 있다. 사이트 내에는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는 별도의 카테고리가 있어 각종 제안, 의견 등을 올릴 수도 있다.
이 시장은 또 정책 수렴을 전담하는 ‘전용 연락망’을 만들어 또 다른 소통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시민들이 문자와 전화로 해당 연락망으로 연락이 가능하다.
文‧安, SNS로 민심잡기 주력
‘급부상’ 황교안, 페북 소통 중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도 SNS와 온라인으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문 전 대표는 SNS와 각종 사이트 등이 총 8개로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으며, 최근에는 문재인 관련 소식을 매일 접할 수 있는 ‘텔레그램’ 채널 ‘문재인 뉴스룸’을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명절 때는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직접 장 보는 모습을 유튜브로 선보여 설 민심을 공략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설 연휴인 지난 29일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안철수 부부의 설날민심 따라잡기-올 댓(글) 퍼포먼스’를 진행해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최근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도 SNS 중 페이스북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일정과 소식, 행사 관련 글들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으며, ‘팔로우’ 수는 약 4만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