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형 1st 피아노 연주 앨범 'Le Petit Piano'

2010-05-17      기자
우리는 피아노 연주음반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기에 혹자는 이 앨범도 그저 적절한 서정성으로 무장한 그만그만한 피아노 음반이 아닐까 하는 편견을 가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앨범은 ‘적당히’ 아름다운 음반이 아니다. ‘미칠듯이’ 아름다운 음악, 그러나 결코 ‘천하지 않은’ 음악이 가득한 음반이 바로 ‘Le Petit Piano’이다.

앨범을 플레이어에 걸고 눈을 감으면, 첫 트랙 ‘오솔길’이 흘러 나오며 앨범은 시작된다. 어느새 그는 우리 옆에 앉아 조용히 말을 걸기 시작한다. 아니, 어느새 우리 옆에 나란히 서있다. 말 한 마디 없이도 편안한 친구처럼 정재형은 멜로디를 우리 발 걸음 앞에 조용히 늘어놓으며 40여분의 여행을 준비해 준다.

따뜻하지만 외로운, 그래서 듣는 사람들의 지친 어깨에 두 손을 올리는 앨범 ‘Le Petit Piano’.

그의 피아노가 우리에게 대화를 건넨다. 아주 작은 하나 하나의 미물을 감싸안듯 조심스러운 터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