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문신구 스크린 속 에로스 만나다-38〈O의 이야기〉
사랑을 지키는 완벽한 속궁합〈O의 이야기〉
2010-02-16 기자
“속궁합 미리 맞춰보려는 혼전 섹스 대세”
인류역사상 남녀가 짝을 이뤄 살면서부터 성(性)은 단순한 종족번식의 수단을 넘어 생활화가 되었다. 원만한 성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교합의 상호 상승효과 조건에 적절히 부합하는 소위 속궁합이란 것이 중요했다. 사람마다 섹스에 대한 생각이나 섹스를 통해서 얻는 쾌감의 정도는 동일하지 않다. 다르다. 그리고 섹스는 어떤 경우든 환경을 동반할 수밖에 없는 관계적 행위임으로 남남끼리 만나 부부로 살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통해 둘만의 은밀한 역사를 이루는 성생활은 다른 어떠한 생활의 영역보다도 그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예부터 여자들은 성인이 되면서 남자를 위해 몸을 가꾸고 다듬어 그 때를 위해 준비를 하고, 남자들은 자기 여자를 간택하는데 있어 궁합을 보고 사주를 보며 몸매를 따지고 성품을 따지고 관상을 따졌다.
1975년에 만들어진 쥬스트 쟈킨 감독의 프랑스 영화〈O의 이야기(The Story of O)〉(‘르네의 사생활’로 알려짐)를 내가 처음 접한 것은 30여년 전이다. 당시 배우 출신 인기 시나리오 작가이자 시인이신 임하씨가 특별히 나를 위해 준비해 전해준 이 영화는 후일 몇 편의 시리즈까지 낸 초기 애로영화의 대표작이다.
젊고 아름다운 사지작가 ‘O(코린 클레이 분)’는 사랑하는 연인 르네(유드 키에르 분)의 손에 이끌려 르네와의 사랑을 위해 ‘르와시’에 들어간다. ‘르와시’는 성만을 위한 성만이 존재하는 성의 세계로 일단 입성을 하면 절대 복종의 의무를 가지게 되며, 엄격한 훈련을 통해 모든 성의 유형을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곳이다. 그곳의 남자들과는 말을 할 수도 없고, 바라볼 수도 없고, 오직 복종만 존재하는 ‘르와시’. 맡겨진 몸은 구석구석 탐구되고, 사슬에 묶이고, 채찍으로 맞고, 동성애에서 변태, 동물적인 섹스에서 자위까지, 그녀의 몸은 서서히 성의 눈을 뜨게 된다. ‘O’는 그곳에서 의식을 행하듯 갖가지 유형의 성을 접하며 그들에 의해 길들여져 마침내 완벽한 성녀(性女) ‘O女’로 거듭나게 되고 사랑하는 연인 르네와 다시 만난다는 내용이다.
충격이었다. 에로 소설의 고전격인 프랑스 여류소설가 폴린 레아지의 동명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X등급인 포르노 수준을 능가 했다.
우리는 흔히 금실 좋은 부부를 궁합이 잘 맞는 부부라고 한다. 하지만 궁합이 좋다고 부부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잘 사는 것은 아니다. 부부 금실엔 여러 가지 변수가 있지만, 그 큰 변수 중 하나가 바로 속궁합인 것이다.
최근 들어 부부 이혼사유 중 대부분이 성격차이라 한다. 맞다. 성깔이나 성질머리가 아니라 이불 속 속궁합이 서로 안 맞는다는 거다. 신혼여행에서 초야만 치르고도 실망하여 헤어지고, 아들 딸 낳고 수십 년을 살다가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며 이혼을 한다. 돈도 명예도 뒷전이고, 남의 이목 따위는 상관 안한다. 이게 현실이다. 부부가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 데는 다른 많은 조건도 필요하지만 속궁합 또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요즘 신세대는 속궁합을 미리 맞춰보려는 혼전 섹스가 대세다. 내 것과 꼭 맞는 천생연분인지 사전에 서로 확인해 보자는 거다. 하지만 속궁합은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알 수 있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그녀의 질이 너무 헐겁고, 내 것이 너무 작고, 사정이 너무 빠르니, 물이 적었네, 소리가 이상해…’ 따위로 혼란만 가중 시킬 뿐이고 자칫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평생 귀한 반려자를 잃을 수도 있는 미련하고 위험한 짓이다.
사랑을 만들어 가듯, 섹스를 ‘Making Love’라고도 표현한다. 이상적인 섹스는 서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천생연분의 속궁합도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만들어 갈 때 가능하다. 속궁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이즈가 아니라 섹스에 대한 서로의 자세다. 크기가 안 맞는다고 불평하는 것이나, 사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은 아직 상대를 위해 배려하고 연마해야할 것이 있다는 증거다. 내 눈으로 상대를 보지 말고 상대의 눈으로 나를 봐라. 내가 맞고 상대가 안 맞고 하는 건 위험한 편견이다.
부부가 만족스럽지 못한 성생활을 계속하다보면 섹스가 기쁨이나 즐거움이 아니라 의무와 노동으로 전락하게 되고, 나이가 성생활 자체를 기피하는 섹스리스(sexless)로 살게 된다.
남성은 사정이 쾌감의 절정이다. 그렇지만 만족감은 성행위 시작 훨씬 이전부터다. 남자는 여자의 얼굴만 바라보며 여자의 만족에 자기의 만족을 더한다. 시각과 청각에 리얼한 연기까지 속궁합에 경계는 없다.
여성들이 불감증을 개선하기 위해 골반근육운동을 하고, 음핵성형(여성포경)을 하고, G스팟이나 멀티오르가즘에 관심가지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또한 여자가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예쁜이수술(회음성형)이나 양귀비 수술(G스팟 증폭술), 처녀막 재생수술, 소음순 성형, 질 스프링 수술, 클리토리스 노출을 위한 음핵 노출수술 같은 다양한 성형수술을 원하고 그래서 성관계시 성감과 만족도를 높이고 싶어 하는 것도 절대 남 눈치 볼 일이 아니다. 질 수축을 강하게 해주고 애액 분비를 원활하게 하며, 자궁흡입과 질 요철운동을 병행시켜 남성오르가즘을 회복시켜 주는 명기 만들기는 상대를 위하고 나를 위한 서로의 희망사항인 것이다.
여성들이여! 정말 남 눈치 보며 조심하고 주의해야 할 것은 따로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랑하고 믿는 남편이 지나가는 다른 여자를 바라보지는 않는지, 모두 잠든 틈에 성인사이트에 들어가 야동을 보며 혼자 자위를 하지나 않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