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내 마음을 두드린 달콤한 멜로디”

2010-02-02      기자

뮤지컬 계 ‘믿음보증수표’ 오만석이〈내 마음의 풍금〉시즌3에 연출가로 돌아왔다! 드라마와 연극으로 쉴 새 없는 일정을 보내는 가운데 자신이 초연한 작품에 남다른 애정이 그를 연출가로서 다시금 서게 했다. 오만석 연출은 이번 공연에서 캐릭터들이 갖는 감성의 섬세함을 잘 표현해 내는데 주력, 유기적인 장면 전환과 뮤직넘버의 변화를 통해 홍연이와 동수의 성장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탄탄한 스토리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작품을 선보인다.

뮤지컬〈내 마음의 풍금〉시즌 세 번째 공연. 연습 전부터 초연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오만석의 연출 합류로 큰 관심을 모았던 이번 공연은 이지훈과 강필석이 총각 선생님 강동수 역으로, 오디션에서 160:1의 경쟁률을 뚫은 정운선이 단 한 명의 홍연이로 선보인다.

첫 공연에 앞서 리허설을 지켜본 원종원 교수는 이번〈내 마음의 풍금〉을 오만석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디테일이 살아있는 무대라고 표현했다.

“단순히 스타 배우가 연출을 맡아서가 아니라, 그가 잘 표현하고 만들 수 있는 내용과 형식의 무대라는 점이 시선을 끈다”

2008년〈즐거운 인생〉으로 연출 신고식을 치렀던 오만석은 연출가로서의 첫 평가에 호불호(好不好)가 정확하게 갈렸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이번〈내 마음의 풍금〉은 작품의 성격이 현저히 다를뿐더러 “결과가 어떻든 묵묵하게 수행해내고, 도전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는 배우, 연출가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창작뮤지컬의 성장과정을 나비의 변태과정에 비유한 그는 이 작품에서 동수와 홍연이가 풋내기 선생님과 동심 속에만 머물던 아가씨에서 진짜 선생님과 진짜 아가씨로 성장하듯, 창작뮤지컬 또한 성장통을 거치며 조금씩 더 진화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내 마음의 풍금〉은 아직 번데기의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평단과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고 해서 어제의 상에 안주해버리면 그 작품의 생명력을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변화는 동수와 홍연이가 동시에 성장하는 모습을 섬세하게 나타내어 거기서 오는 감동을 표현해내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시즌 1, 2와 비교한 배우들의 감성 표현은 한층 더 섬세해졌으며, 무대 구성과 스토리 역시 더욱 유기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뮤지컬〈내 마음의 풍금〉은 첫사랑에 눈을 뜨며 성장 통을 겪는 16살 소녀 홍연이를 통해 유년시절의 추억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일기, 소풍, 운동회 등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들이 유쾌하게 표현되는가 하면, ‘아가씨’처럼 보이고 싶고, 커피를 마시면 꼭 어른이 된 것만 같은 소녀의 감성이 무대 위에 생기 있게 흐른다. 또한, 강동수 선생님의 책상 위에 몰래 꽃을 꽂아놓는 홍연이의 모습은 학창시절 동경의 대상인 총각 선생님에 대한 짝사랑의 기억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러한 장치들은 결코 인위적으로 남발되거나, 과하게 포장되지 않는다. 무엇이든 즐겁기만 했던 지난날들의 추억처럼 시종일관 웃게 만드는 유머 포인트와, 열여섯 살 홍연이의 여리고 다치기 쉬운 감정의 밀도 있는 조화는 이 작품의 미덕인 절제와 균형을 보여준다.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사춘기의 성장통과 난생 처음 느꼈기에 스스로도 감당해 내기 어려운 사랑의 감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내며 무대와 객석의 두터운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 작품은 2030 여성 관객을 타깃으로 한 로맨틱코미디 뮤지컬이나, 중년층을 타깃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이 갖고 있는 장르의 한계를 뛰어 넘어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선명한 캐릭터로 웃음을 꽃피우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한 몫 한다. 눈에 띄는 것은 신예배우 ‘정운선’이다.

스타 캐스팅이 넘쳐나고 기형적인 배우 운영으로 날마다 공연의 완성도와 편차가 심해지고 있는 요즘 우리 뮤지컬 계의 사정을 감안한다면, 좋은 신인 배우를 찾아내 스타로 키울 수 있는 기획을 더한 제작사의 노력에 큰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표현한 원종원 교수는 ‘어디서 저런 배우를 찾아냈는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작품 안에서 뿜어내는 매력이 인상적’이라고 표현했다.

〈내 마음의 풍금〉시즌2에서 감미로운 목소리, 보기만 해도 뭇 소녀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미소와 안정적인 연기로 시골총각선생님 ‘강동수’를 사랑스럽게 표현했던 이지훈이 시즌3를 통해 다시 한 번 강동수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에〈쓰릴미〉〈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김종욱 찾기〉등 뮤지컬 계 실력 파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강필석이 새로 전학을 오면서 색다른 강동수의 모습을 보인다. 총각선생님을 사랑하는 16살 늦깎이 초등학생 ‘홍연’역에는 160:1의 경쟁률을 뚫고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로 선택된 신예배우 정운선이 함께 한다.

또한, 강동수에게는 사랑을, 최홍연에게는 질투를 받는 미모의 양호 선생님 역에는 초연에서 함께 열연했던 임강희가 다시 돌아오고, 감초역할의 체육선생님 역에는 김재만이 맡아 탄탄한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뮤지컬대상 역사상 최다 수상 기록을 남긴 창작뮤지컬의 발걸음이 단기의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데는 이 작품에 애정을 담은 수많은 제작진의 끝없는 고민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2010년 새롭게 선보이는〈내 마음의 풍금〉은 단순한 앙코르 공연이 아닌 성장통의 쓰라린 흔적을 만날 수 있는 무대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일시 1월 16일 ~ 2월 21일
공연장소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공연시간 평일 8시/ 주말 3시, 7시 (월 공연없음)
티켓가격 R석 60,000원 / S석 40,000원/
A석 30,000원
공연문의 02) 744-2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