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연극 ‘감독, 무대로 오다 1탄’ <엄마, 여행갈래요?>

2009-12-29      기자

충무로 대표 영화감독인 허진호, 류장하, 장항준, 김태용이 만드는 4편의 연극 시리즈〈감독, 무대로 오다〉의 첫 작품인 류장하 감독의〈엄마, 여행 갈래요?〉가 백암아트홀에서 막이 올랐다.

4인의 감독 중 첫 주자인 류장하 감독은 영화〈꽃피는 봄이 오면〉으로 장편 데뷔한 후 최근 유지태 주연의 〈순정만화〉를 통하여 특유의 따뜻함과 섬세함이 살아있는 연출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두 영화 모두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연출하여 실력을 인정받았기에 연극 데뷔 작품 또한 직접 각본 및 연출을 맡았다.

연극〈엄마, 여행갈래요?〉는 여자 친구와 가기로 했던 제주도 여행이 무산되고 엄마와 함께 여행을 떠났던 감독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하였으며, 류 감독이 예전부터 영화로 만들려고 계획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감독이 애정을 가지고 오랜 시간 구상했던 작품이기 때문에 극적 완성도가 높고, 극 전반에 걸쳐 류감독 특유의 영화적 감성과 섬세함이 고스란히 베어 있다는 평.〈감독, 무대로 오다〉라는 시리즈명에 걸 맞는 색다른 형식의 연극. 즉, 영화 같은 연극〈엄마, 여행갈래요?〉가 탄생 했다.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만이 삶의 이유였던 이 땅의 어머니들과 늘 뒤늦은 후회 속에 어머니의 사랑을 확인하고 안타까워하는 자식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연극〈엄마, 여행갈래요?〉의 가장 주목할 점은 엄마와 아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전임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매번 임용에 탈락하는 대학 시간강사 아들 현수와, 아들의 성공을 위해 위암 말기 판정으로 받은 보험금을 아들에게 주는 엄마의 아주 특별한 여행은 비단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는 허구의 이야기가 아닌, 실제 모든 어머니와 자식 간에 수없이 되풀이 되는 희생과 뒤늦은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한 신파보다는 리얼리티에 포커스를 맞춘 이 작품은 그래서 더 슬프고 여운은 더욱 깊게 남는다. 무엇보다 극의 마지막 10분, 류장하 감독 특유의 따뜻함과 섬세한 연출이 빛을 발한다.

자식들에게 헌신하는 엄마를 연기할 배우로는 브라운관을 통해 관객에게 친숙한 중견배우 오미연과 연기파 연극배우 예수정이 캐스팅 됐다. 오랜 시간 동안 브라운관과 무대를 통해 쌓아온 이들은 우리시대의 헌신적인 어머니상을 가장 현실적으로 표현 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들 현수 역에는 브라운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김상경과 모델 출신 배우 김성수가 캐스팅 돼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나 대학 시절 여러 편의 연극 무대에 올랐던 김상경은 대학 졸업 후 약 10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직접 호흡하며 연일 화제. 자신의 연기 시작 이였던 연극 무대에 다시 오름으로써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이미 검증 된 그의 연기력은 “역시” 라는 찬사와 함께 연일 객석을 숨죽이게 만들고 있다.


김상경과 함께 아들 역을 맡아 열연 중인 김성수는 이번 무대가 연극 데뷔 무대로, 데뷔 무대답지 않은 노련함과 개성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4월 인기리에 방영 된 드라마〈내 사랑 금지옥엽〉과 예능 프로그램 ‘천하무적 야구단’등에 출연하며 신예 만능 엔터테이너로 떠오른 개성파 배우 김성수의 이번 연극 무대 도전, 그리고 그 다음 행보에 그 귀추가 주목 된다.

작품을 이끌어 갈 두 명의 엄마와 두 명의 아들 외에 양재성, 이승호, 최민건, 선학, 백민정, 양소민 등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자신의 끼를 제대로 보여주었던 노련한 배우들이 조연으로 캐스팅 되어 완성도 높은 연극 무대를 보여주고 있다.


공연일시 2009년 11월 17일~2010년 1월 17일
공연장소 백암아트홀
공연시간 평일 8시/ 토 4시, 7시
일요일 3시,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