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공연되어온 세계 최장수 뮤지컬 <판타스틱스>
2009-10-27 기자
42년 동안 무려 1만 7162회를 공연한〈판타스틱스〉는 그 동안 거쳐간 배우들만 하더라도〈카바레〉로 유명한 라이자 미넬리나,〈오션스11〉의 엘리엇 굴드,〈아마데우스〉의 살리에르 역으로 오스카상 주연 배우상을 탄 F.머레니 에이브러햄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추성웅, 남경주, 남경읍, 이정화 등 뮤지컬계의 그야말로 쟁쟁한 배우들을 거치면서 장수해온 작품이다.
초연 이래 미전역 2000개 도시에서 1만 1000여 회의 공연이 있었고 전세계적으로는 아프카니스탄에서 짐바브웨에 이르기까지 무려 67개국에서 공연된 바 있다.
또한, 2004년 한국의 80~90년대를 대표하는 공연들로만 엮어 올린〈2004년 연극열전〉의 유일한 뮤지컬 참가작품으로 객석점유율 93%로 연극열전 15개 작품 중 3위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최근 몇 년 동안 브로드웨이식의 일명 ‘블록버스터’의 공연이 올려지면서 국내 뮤지컬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해왔다. 이로 인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뮤지컬을 즐기는 계층이 자리 잡았다고 평가된다.
이러한 뮤지컬 마니아가 급증하고 뮤지컬의 제작 규모가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우리가 간과 할 수 없는 현상은〈김종욱찾기〉나〈오! 당신이 잠든 사이〉등 소박하고 아름다운 작품의 장기적인 흥행이다. 긍정적인 부분에서는 그 만큼 뮤지컬 계층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며 한편으로는 화려하고 요란스러운 공연이 아닌 따뜻하고 소박한 정서를 선호하는 욕구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연극의 기본이〈햄릿〉이라면 뮤지컬의 기본은〈판타스틱스〉뮤지컬의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며, 훌륭한 뮤지컬 넘버, 탄탄한 이야기 구조, 화려함 속에 허무함이 있는 대형 뮤지컬이 아니라 아기자기함 속에 사랑스런 진실이 있는 공연이기에 힘들고 지친 이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해 줄 것이다.
우리에겐 여명이나 성시경의 노래로 알려진 오프닝 곡 ‘Try to remember’는 사실상 뮤지컬〈판타스틱스〉의 넘버이다. 이 곡을 포함한 14곡에 이르는 뮤지컬 넘버의 인기 역시 오랫동안〈판타스틱스〉가 건재해온 이유이다.
특유의 경제적인 미니멀한 규모, 향수 어린 낭만과 순수한 메시지로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된바 있는〈판타스틱스〉는 상대적으로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틈바구니 와중에도 배우들의 숨소리와 땀 냄새를 바로 앞에서 느낄 만큼 작은 공연장에서 반세기 가까이 장수 할 수 있었던 요인이다. 시대와 언어를 초월한 우리의 젊은 날의 ‘꿈’과 ‘사랑’을 되새기게 하고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공연이기에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공연이다.
공연일시 11월 6일~2010년 1월 17일
공연장소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2관
공연시간 화~금 8시/ 토 4시, 7시 30분/ 일 2시/
(월 공연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