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1당 만들 복안있다”
2003-11-13 김은숙
- 복당에 대한 민주당내 반대 기류가 심상찮다. 지금 심경은.
▲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어차피 겪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의원들이 개인 감정으로 날 반대한다고 보지 않는다. 열린우리당을 배신과 분열의 당이라고 비판하는 상황에서 탈당했던 사람을 다시 받아주는 게 쉽진 않을 것이다. 복당의지는 그 동안 줄곧 밝혀왔다. 당헌당규에 따라 1년이 지난 후 복당한 것뿐이다.
- 복당심사를 거쳐야 하는 것 아닌가.
▲ 당헌·당규에 따라 복당 절차를 밟은 것이다. 당무회의 복당심사는 탈당후 1년 이내에 한한다. 1년이 지난 경우에는 지구당에 신청만 하면 되는데 지역구인 영등포(을)는 사고지구당이기 때문에 별도의 심의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 그렇더라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복당을 반대하고 있다. 당헌당규라는 법리적 논리와는 별개의 문제로 보이는데.
▲ 공당이기 때문에 공정한 절차를 거치면 절차상 문제는 없는데 정치적으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 정치적 문제란 무엇인가.
▲ 대외적 이미지 아니겠는가. 유권자들에 의해 ‘철새’로 낙인찍인 사람이니까. 사실 속상하는 점이 많다. 다른 정치인들은 두세번씩 당적을 옮겨도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유독 내 정치적 행보는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다. ‘그만큼 떴던’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깊은 애정을 가진 당엘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서글픈 스타’인 것 같아 불행하다는 생각이 든다.
- 굳이 민주당을 선택할 필요가 있었는가.
▲ 지난 1년 동안 온갖 비난을 받으면서도 민주당에 대한 애정으로 버텨 왔다. 무엇보다 DJ의 경제정책과 남북관계 노선을 높이 평가했고 계승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그 분을 통해 정치에 입문한 사람으로서 정치적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여겨왔다. 대선 당시에는 후보단일화만이 정권재창출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욕먹을’ 각오로 선택한 일이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가 들 때가 있다.
- (만약 복당한다면)민주당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생각인가.
▲ 뭘 나서서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닌 것 같다. 당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 당장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찾아서 내년 총선에 민주당이 제 1당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당 밖에 있었던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해온 일이기도 하다. (김전의원은 복당신청을 하기 훨씬 이전부터 민주당과 뜻을 같이 할 인사들을 찾아 나섰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이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입당할 수 있는 설득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과 분당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제 1당이 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론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지 않나. 현재의 민주당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제 1당이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정치인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 또 불가능이 가능해질 수 있는 게 정치다. 노무현 후보의 대선 승리를 누가 가능하다고 봤나.
- 방법이 있다는 얘긴가.
▲ 지난 1987년 대선 때 당시 김영삼 후보와 김대중 후보의 후보단일화가 실패됐다. 그 결과로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고, 김영삼 후보는 2위를, 김대중 후보는 3위를 했다. 단일화가 성공했으면 노태우 후보는 당선될 수 없었다. 당시 모든 책임은 김대중 후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후 총선때 김대중 후보의 평민당은 당당히 제 1야당이 되는데 성공했다. 그때와 상황은 다르지만 민주당은 분당됐더라도, 얼마든지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대선비자금 수사로 한나라당은 엄청나게 흔들리고 있다. 영남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영남에서는 무소속 후보들이 상당수 당선될 것이다. 결국 영남 표심은 세 갈래(한나라당-열린우리당-무소속)로 갈라질 수밖에 없다. 4당 체제에서 민주당은 호남권과 수도권에서 압승할 수 있는 전략을 잘 짜면 된다.
- 서울 영등포(을) 출마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 박금자 지구당위원장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 물론 출마한다. 그 동안 꾸준히 준비해 왔다. 박위원장의 반발은 어차피 예견했던 일이다.(이미 김 전의원은 <일요서울>과의 지난(제489호-9월18일자) 인터뷰에서 후보단일화에 얽힌 비화, 정몽준 후보를 지지한 이유, 민주당 복당 의사 등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