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나주시장의 안타까운 빗속 단식농성”

2003-11-13      
지난 7일 밤,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누군가가 비를 맞으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었다. 청와대나 국회 앞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었지만, 정부청사 앞에서는 보기드문 모습이었다. 피켓시위를 하는 사람은 바로 신정훈 나주시장이었다. 벌써 여러 날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자체장이 청사앞에서 단식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이 지역 국회의원인 배기운 의원측 얘기다. 그럼 왜 나주시장은 비오는 날 끼니까지 거르며 단식농성에 들어갔을까. 이유는 광주·전남 정부기관 합동청사 유치 문제 때문이다. 행자부가 합동청사를 나주시에 건립하겠다는 당초 발표를 광주시의 반발에 따라 원점으로 되돌린 것이다.

이미 행자부는 지난 9월 국세청·환경청·노동청 등 16개 정부기관의 호남권 합동청사를 나주시 남평읍에 짓겠다며 내년 예산에 17억4,500만원을 요구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뒤늦게 광주시가 땅값을 싸게 해주겠다며 국회의원까지 동원하면서 행자부를 흔들어 놓자, 허성관 장관이 “부지가 결정 안됐다”며 나주시로 발표한 부지 결정을 백지화시킨 것. 신시장은 이에 반발, 행자부의 무원칙한 정책결정에 대한 항의시위를 벌인 것이다. 신시장은 며칠째 빗속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은 광주·전남합동청사를 원칙대로 추진하라” “원칙없는 정부계획 변경기도 중지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단식투쟁을 했다. 배기운 의원측 김덕수 비서관은 “행자부가 아무런 설명없이 돌연 청사부지를 백지화시킨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시장이 오죽하면 이런 빗속에서 밤을 세워 농성을 하겠냐”고 비난했다.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