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대표 그룹사운드 ‘송골매’ 컴백

19년 만에 컴백한 7080‘송골매’ 다시 날다

2009-10-06      기자

80년대 화려한 그룹사운드 ‘송골매’가 부활한다. 19년 만에 재결성된 송골매는 원년 멤버 이봉환(보컬·키보드), 김상복(베이스), 김정선(기타) 에 새 멤버 이진우(드럼), 최승찬(키보드) 등으로 결성됐다. 옛 송골매의 배철수와 구창모는 빠졌다. 음악적 열정은 20대 못지않다. 관록이 붙은 송골매의 힘찬 날개 짓에 팬들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그룹 ‘송골매’가 날갯짓을 시작했다.

해체 19년 만에 다시 뭉친 이들이 지난 5월부터 서울 연희동의 클럽 ‘블루버드’에서 퍼덕이고 있다. 다시 비상하려는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송골매의 ‘즐거운 인생’

송골매의 결성과정이 영화‘즐거운 인생’과 흡사하다.

‘즐거운 인생’은 20년 전, 3년 연속 대학가요제 탈락을 끝으로 해체된 락밴드 활화산의 재결성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명퇴 후 눈치 밥 먹는데 익숙해진 일등급 백수 기영(정진영 분), 부담스럽게 공부 잘하는 자식 만나서 낮에는 택배,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등골 빠지는 바쁜 중년 성욱(김윤석 분), 타국 땅에 마누라와 자식들을 유학 보낸 자신이 자랑스러운 기러기아빠 혁수(김상호 분). 그런 이들이 ‘활화산’의 리더였던 상우의 장례식장에서 돌아온 뒤 불현듯 재결성을 결심, 우여곡절 끝에 뜻을 이룬다.

이처럼 송골매의 재결성도 음악을 하고 싶어 했던 이봉환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것.

이렇게 해서 재결성된 송골매는 리더 이봉환(보컬·키보드)을 주축으로 김상복(베이스), 김정선(기타) 등 초창기 멤버에 이진우(드럼), 최승찬(키보드)으로 이뤄졌다. 옛 송골매의 배철수와 구창모는 빠졌다.

이봉환은 “팀 재결성 계기는 특별하지 않다. 단지 음악을 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그룹사운드의 버팀목이 되고 싶다. 트로트계에는 송대관, 태진아씨가 버팀목이지만 그룹사운드에는 버팀목이 없다. 그룹사운드계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싶다”는 말했다.

이봉환은 송골매 부활을 위해 4년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봉환은 “당시 배철수와 함께 송골매 재결성을 의논했는데 건강상의 문제로 합류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한다.


4년 전부터 송골매 결정 준비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김상복과 김정선을 만나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음악을 해보자”고 설득했다. 김상복은 팀 해체 후 20여년 간 미국에서 사업을 했다. 김정선은 평창에서 라이브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봉환은 그룹이 결성되자 포털사이트 다음에 ‘송골매 2010’이라는 카페를 개설했다. “4개월 만에 200명이 넘는 팬들이 가입했다”고 자랑한다. “배철수와 구창모가 빠졌지만 송골매라는 그룹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봉환은 클럽에서 좀 더 넓은 곳으로 나가 공연하기를 원한다.

송골매는 1978년 제1회 TBC(동양방송) 해변 가요제에서 ‘세상모르고 살았노라’로 인기상을 받은 한국항공대의 그룹 ‘활주로’가 모태다. 당시 배철수는 이 가요제에서 ‘구름과 나’로 우수상을 받은 홍익대 밴드 ‘블랙 테트라’의 보컬 구창모를 영입하며 전성기를 맞이한다.

1982년에 내놓은 2집은 베스트 음반으로 손꼽힌다. 구창모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 배철수의 ‘그대는 나는’ ‘세상만사’가 담겨진 앨범이다.

1983년 3집 ‘처음 본 순간’(구창모), ‘빗물’ ‘한 줄기 빛’(배철수)로 성가를 드높인 이들은 1984년 구창모의 탈퇴로 안정감을 잃게된다. 배철수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송골매는 1990년 9집 ‘모여라’를 끝으로 날개를 접었다.

화려한 부활을 시작하는 송골매의 도전이 꿈을 잃고 일상속에 묻혀 살아가는 7080세대들에 희망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상우 기자] sw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