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연극 <여보 고마워>

울고 싶은 수많은 아내와 남편들에게 주는 선물

2009-08-25      기자

배우 박준규 오정해 주연의 연극 〈여보 고마워〉가 8월21일부터 10월11일까지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막을 올렸다. 올 상반기 최고의 베스트셀러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의 고혜정작가 극본이다.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아내와 몇 년째 백수로 살림을 하는 남편, 결혼 10년차 부부의 공감 100% 벼랑 끝 결혼 이야기를 눈물과 웃음으로 진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화제의 공연 〈여보 고마워〉의 매력을 들여다봤다.

사위가 설거지를 하면 세련됐고 아들이 하면 왜 덜 떨어진 놈 소릴 들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되는 아내, 남편 자존심 상할까 봐 제대로 바가지도 못 긁는다.

남편들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지켜야 할 세 가지 계명, ‘따지지마 불평하지마 까불지마’를 되새기며 오늘도 스스로를 다독이는 남편.

“난 아빠 같은 남자와 결혼할 거야” “왜?” “아빠는 집안일을 잘 도와주니까 내가 편하잖아”라는 새침데기 ‘초딩’ 딸도 등장한다.

위태위태 지속되던 부부 사이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백수’인 아버지 직업 때문에 창피당하는 딸, 백수 아들 구박하지 말라고 속을 긁어 놓는 시어머니, 고생하지 말고 이혼하라는 아내의 친구.. 설상가상 찾아온 병마 앞에 망연자실한 한 가정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화성 남자’ ‘금성 여자’로 만나 살아가는 부부의 갈등과 화해의 여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배꼽잡고 웃다가 먹먹한 가슴을 쓸어 내려야 하는 작품이다”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박준규(남편 역)는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라 선뜻 역할을 받아들였다. “무능력한 남자로 가정을 꾸려간다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가정을 지킬 수 있는 힘은 결국 가족 구성원 내부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결혼해서 자녀를 둔 모든 부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 같은 연극이다.

연극계에서 가장 ‘핫(hot)’한 작가와 안방TV를 점령하고 있는 개성 강한 배우와의 만남을 주목한다.


최고의 캐스팅

전설적 개성파 배우인 선친 박노식씨와 모CF 광고에 출현했던 당시의 박준규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개구장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라는 광고 카피를 얘기하면 아는 사람이 많다. 시간이 흘러 그가 아들 ‘종혁’이와 TV 연예프로에 출연하면서 이 시대의 아버지로 무대에 섰다. 관객을 웃기고 울리는 9년만의 연극 나들이에 동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제 남편과 네 번 만나고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서편제〉의 히로인 오정해.

지인들 사이에서 ‘내조의 여왕’으로 가정에 충실하며 살고 있는 만점 부인 오정해는 극중 부부의 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헤쳐나갈 것인가.


‘고혜정’, 그의 삶을 실화로 극화한 작품

연극 〈친정엄마〉 〈친정엄마와 2박3일〉 등 가족 구성원간의 관계와 사랑을 포장 없이

사실감 있게 그려내는 작가 고혜정의 부부 공감 스토리…특히 작가 자신의 실제 이야기를 상당 부분 대본에 옮겨 유쾌하고도 애틋한 부부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담아 냈다.

애꿋게 작가는 이 작품을 출간한 후 책 내용과 같은 위암으로 남편을 하늘로 떠나 보냈다.

08년 초연 당시 일상 부부간의 사랑과 미움, 그리고 위기… 그런 상황 속에 가족에 대한 부부의 역할과 책임…. 하지만 이해함을 통해 진실로 서로에게 감사해 할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연극으로 호평을 받았다.

“여보 고마워!”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사는 모든 부부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메시지다.


공연일시 8월 21~10월 11일
공연장소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공연시간 평일 8시/ 토요일 4시, 8시/ 일요일 4시
티켓가격 R석 45,000/ S석 35,000
공연문의 제이앤디에스 02)3473-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