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국민께 미안" 의혹은 전면부인

2017-01-01     조택영 기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정지 상태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아 출입기자들과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에서도 법률 대리인단이나 참모들과는 계속 만나왔지만 외부인과의 접촉은 지난해 12월 9일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23일 만이다.

티타임은 오후 1시가 돼서야 공지가 될 정도로 급박하게 결정됐다. 새해를 맞아 출입기자들과 만나 인사하고 덕담을 나누고 싶다는 박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날 오전에 갑자기 일정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23분경 관저에서 내려와 상춘재에 도착했다. 흰색 정장 상의에 짙은 감청색 코트와 검정색 바지 차림이었다. 

박 대통령은 "새해 1월 1일부터 쉬지도 못하고 고생이 많으시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라"고 기자들을 격려한 뒤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어서 박 대통령은 상춘재로 입장해 기자들과 약 40여 분간 다과를 함께 하며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질의응답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저로 인해서 여러분들이 힘들게 지내시게 돼 굉장히 미안한 마음을 많이 갖고 있다. 국민들께도 계속 미안하다. 그런 생각으로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 주변인들의 구속 사태에 대한 심경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저를 도와줬던 분들은 사실 뇌물이나 이상한 것을 뒤로 받은 것이 하나도 없고, 그저 맡은 일을 열심히 해 온 것으로 저는 알고 있고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일도 없이 일하고, 그렇다고 뒤로 무슨 이상한 것을 받고 한 것도 없는 분들인데도 이런 일에 휘말려서 여러 고초를 겪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그래서 요즘은 미소를 지을 일조차도 별로 없다"고 언급했다.

또 박 대통령은 "기업인들을 생각하면 또 미안한 마음이 많다"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은 "문화융성이나 창조경제를 민관이 지원하면 한류가 더 힘을 받고 국가브랜드도 높아져서 기업도 해외에서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 활동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해 그분들이 동참을 해준 것"이라며 "압수수색까지 받고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것을 보면서 정말 미안해서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여러가지로 나라 안팎에서 변화도 빠르고 어려움도 많은데 하루 속히 정상을 되찾고 안정을 찾아 나라가 발전의 탄력을 받아 나가기를 매일 기원하는 마음"이라고도 전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언론보도와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한 불만도 털어 놓았다. 박 대통령은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면 너무나 많은 왜곡과 오보, 허위보도가 남발돼서 종 잡을 수가 없다"며 "그래서 청와대 홈페이지에 '오보를 바로 잡습니다'라는 코너도 만들었는데 그것도 다 못 잡고, 지금 있는 것만 해도 수십 개"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굉장히 혼란을 주면서 오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왜곡된 것이 나오면 그것을 바탕으로 또 오보가 재생산되고 있다"며 "끝도 없는 일이 벌어져서 참 답답하고 무거운 심정"이라고 덧붙였다.